청계천 목욕탕 :: 2005/10/01 03:23
* 시작하기 전에...
한강의 시멘트벽들 조차도 맘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이리 투덜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멘트가 없으면 요즘 세상에 하천을 어찌 정비하고 홍수를 어찌 막냐고도 하겠지만... 오히려 시멘트 때문에 하천 스스로의 조절 능력을 거세해 버려서 홍수가 더 쉽게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흙과 바위는 물을 막는게 아니라 또다른 물길인데 이걸 시멘트로 막기 때문에 거대한 (흐르는)저수지가 될 뿐이라고요.
한강의 시멘트벽들 조차도 맘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이리 투덜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멘트가 없으면 요즘 세상에 하천을 어찌 정비하고 홍수를 어찌 막냐고도 하겠지만... 오히려 시멘트 때문에 하천 스스로의 조절 능력을 거세해 버려서 홍수가 더 쉽게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흙과 바위는 물을 막는게 아니라 또다른 물길인데 이걸 시멘트로 막기 때문에 거대한 (흐르는)저수지가 될 뿐이라고요.
청계천 개장하기 한달 보름전 쯤이 되려나... 거의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을 시점에 테라네와 근처를 지나다가 잠깐 구경하다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멘트로 떡칠하여 반듯 반듯하게 깎아 놓은 듯한 청계천을 보면서 이만 저만 실망이 아니었지요.
그리고 새 단장한 청계천의 최근 사진들을 봤습니다. 요 근래 새로 장만한 노트북과 옆집 무선 인터넷 덕분에 한국 사이트들을 돌아 다닐 시간이 꽤 생겨서 보기 좋다는 청계천 사진들을 좀 봤는데... 전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이건... 목욕탕 이잖아요. ㅠㅠ
(물론 여러 사진들을 봤고 '목욕탕'이 제가 내린 결론이기에 사진들 중에서 가장 목욕탕 스러운 사진만 퍼왔습니다.)
처음 청계천 복원에 대한 논란의 시점으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박경리 선생이 생명과 환경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청계천 복원에 대해 장문의 글을 쓰셨던 것이 기억 납니다. 처음에는 현실 감각 없는 글쟁이의 불가능한 꿈이라고까지 비난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 꿈에 힘을 보태는(이미 다른 사람들이 시작하고 박경리 선생이 힘을 보태고 또 다른 사람이 보태고... 였는지 아예 박경리 선생이 첨 제안한 것인지는 잘 기억이 안나는군요.)사람들이 많아지고 한계레에서 계속 캠페인을 하고... 각 분야 교수들이 가능성을 점치면서 지난 서울 시장 선거 때 모든 후보들이 청계천 복원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었죠.
이 당시 논란은... 어떤 형태로 복원할 것이냐... 즉 청계천에 인공적으로 다량의 물(지하수 등등)을 끌어 들여서 시원하게 물이 흐르는 볼만한 도심 하천으로 만들 것인지 상류부터 환경 복원을 시작해서 풀과 흙과함께 물이 졸졸 흐르는 자연 하천에 가깝게 스스로 자정하고 스스로 생명을 키우는 하천으로 복원할 것인지... 그리고 또한가지, 주변 상인들의 상권을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가장 큰 논란이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예상외로 무척 빠른 시간안에 복원 공사가 마무리 되고 청계천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만...
이걸 복원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그냥... 개발 아닙니까?
당연한 결과겠죠. 이명박이 했으니까요. 이명박 시장... 참 많은일 했습니다. 눈에 정말 많이 띄죠. 시청앞 광장, 버스 노선 변경, 청계천 복원... 하지만 시청앞 광장은 공모전에서 당선된 광장 조성 계획을 일방적으로 취소 시키고 하이 서울 페스티발에 맞추기 위해 잔디 광장으로 급조하고 말았죠. 그리고는 허구한날 죽어 나가는 잔디 땜빵 하느라 세금 낭비하고 있고요.
60, 70년대에... 선거에 앞서서 이런 저런 개발 계획, 이것 저것 건설 등등.. 눈앞에 떡하나 가져다 놓고 사람들의 시선을 유혹하는 방법으로 표를 구걸하던 그 시절... 후딱 후딱 개발하는게 최선이고 얼굴 많이 보여주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던 그 시절 정치인들 모습이 떠오르는 군요.
문화재 복원과 생태 환경을 함께 복원하자는 의견을 무시하면서 문화재를 돌덩이 운운 하던 이명박 시장이 한 일이군요. 밀어 부치는 모습이 맘에 든다고들도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겠죠... 열사람이 한걸음을 가기 위해 오랜시간 의견을 나누고 최선을 찾아가는길이 너무 답답하고 지루하다고 느껴질 사람들일테니까요. 다양성을 존중하며 천천히 여러 사람들과 한걸음을 가기 보다는... 나라님이 열걸음을 걸어가시면 그 걸음에 올라타서 다른 사람이 자빠지든 말든 일단 시원 시원하게 질주하는 모습을 구경하는게 속 편한 사람들일 테니까요.
누구는... 안한 것 보다는 좋지 않냐고들 하지만... 지금이... 일단 어떻게라도 하고 보자는 식으로 밀고 나가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치는 세상일까요... 첨벙 첨벙 아이들이 발을 담그는 모습이 얼마나 좋은데 이걸 비판하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궁금한건... 우리가 기껏 물길만 되돌리는 정도의 개발 공사에 힘을 부쳐할 만큼 그렇게 능력 없는 사람들인가요?
시멘트를 때려부어 빠른 시일안에 반듯 반듯하게 화려하게 치장한 청계천을 만드는 것이 지금 시대에 우리가 할 수있는 최선이었을까요? 정화시설을 늘려가고 하천을 최대한 자연 하천에 가깝게 복원하여 스스로 자정하고 생명을 키우는 하천으로 복원하는것은 불가능했을까요? 이런 '복원'이 지금 세상에서 벅찬 꿈일까요?
예... 아마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렇게 복원하려면 오랜 시간 꾸준히 정성을 들여야 할텐데... 그렇다면 다음 대선까지 완공을 못할테니까요.
하지만.... 누군가가 표 구걸할 목적으로 급조해 놓은 것들에 어떻게든 적응하여 살만한 삶을 창조해 가는것은 우리 국민들이 지난 수십년간 보여준 훌륭한 능력이었으니...
자연하천에 대한 기대를 접고 씁쓸한 입맛을 다시면서, 차기 대권의 꿈을 향해 전력 질주 하고 있는 이명박 시장의 서울시 4개년 개발 계획으로 만들어진 목욕탕을 즐겨보는게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겠죠. 어떻게든요. 물론...전 눈으로만 즐겨야 하겠지만요.
"지구에서 살아남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야야]배가 불렀던 게야... (댓글 2개 / 트랙백 0개) 2008/12/27
- [테라네] 지켜봐 주세요.. 김대중 대통령님. (댓글 1개 / 트랙백 0개) 2009/08/19
- [야야]24일 사진 모음 (댓글 2개 / 트랙백 0개) 2008/05/26
- [야야]방명록에 의견 남겨 주셨던 M모님... (댓글 4개 / 트랙백 0개) 2009/03/12
Trackback Address :: http://www.crystalcats.net/tt/trackback/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