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러더군요.
미국 와서 처음에는 신나고 재밌을 것이라고... 새로운 문화,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이 모든게 신선한 자극이라서... 마치 화성남 금성녀가 처음 새로 만나서 자기와 다른 상대방의 모습들을 즐기며 즐거운 허니문을 즐기는 것처럼요.
하지만... 상대방의 새로움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그 새로움이 '다름'으로... '불편함'으로 느껴지면서 허니문이 끝나버리듯이... 미국 생활과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면 '컬쳐쇼크'를 겪기 시작할 것이라고...
ㅠㅠ
지금이 딱 그런 시기일까요? 단지 문화적 차이라고 느끼기에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너무 많아서 짜증이 나는군요.
짜증나는 글만 자꾸 적어서 죄송함다. 하지만... 저도 풀어내기 위해서 나름대로 발버둥을 치는 중이라서요.
꽤 길어서 감추겠습니다.
첫번째... 여전히 배달되어야 할 물건 중에 일부가 도착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테라네가 올린 글
"Stupid America"와 제가 올린 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서 투덜되었던 그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ㅡ,.ㅡ
오늘 아침... 일어나자 마자 UPS 사이트에 접속해서 배송 상황을 확인해 봤습니다. 어제 분명히... 오늘 배달해 준다고 말했으니 배송 계획이 새로 업데이트 되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 했었거든요. 게다가 오늘 부터 가을 방학(정확히 말하면 방학은 아니고... 휴가라고 해야 겠죠. 목, 금요일 이틀만 놉니다. 그래봤자 어차피 목, 금에는 수업이 없어서 그게 그거지만...)이라서 저 역시 집에서 하루 종일 기다릴 수 있기 때문에 기대에 가득차 있었죠.
그런데... 배달될 물건 중에 하나는 오늘 오기로 되어 있는데... 나머지 하나는 여전히 "배달 제외" 상태더군요. ㅡ,.ㅡ
어이가 잠시 바람좀 쐬고 싶다면서 집을 나가 버렸습니다.
조금 지나서 바람 쐬러 나간 어이를 찾으러 나가는 중에 우편함을 뒤져 봤더니...
UPS에서 엽서 두장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내용은...
"니 주소가 잘못되어 있어서 배달을 할 수가 없다. 여기 와서 찾아 가라. 안 찾아가면 보낸 사람한테 되돌려 보내겠다."
돌아오던 어이가 뒤돌아서 울며 달려가 버렸습니다. ㅠㅠ
아니... 주소가 잘못되어 있는데 이 엽서들은 도대체 어떻게 도착했다냐? ㅡ,.ㅡ
이메일을 또다시 보냈습니다. 엽서 사진을 찍어서 함께 첨부 했습니다. 당신들 머리로는 이게 이해가 되냐고 따졌습니다.
그리고 저희집 앞으로 이어지는 골목 입구에 A4 용지를 붙였습니다. 그 위에는 "UPS 배달부~ 이 골목 끝에 우리집이 있으니 제발 돌아가지 마시오. 기다리고 있겠소."라고 썼습니다. 배달부가 집을 제대로 찾아오기를 기대하는 마음과 공개적으로 망신을 좀 주고 싶은 마음이 섞여 있었죠.
쫌 지나서... 어이가 돌아온 후에 다시 전화를 하러 나갔습니다.
공중전화 하려면 두 블럭이나 걸어가야 하죠.
전화를 해서 따졌더니...
더 황당한 소리를 하더군요.
오늘이 아니라 내일 배달할것이라고... 어이가 이번에는 짐을 싸서 나갔습니다. 좀 오래 걸릴 것 같다고 하는군요. ㅠㅠ
나 : "왜?"
상담원 : "니가 어제 전화해서 주소 확인을 한게 오후 일곱시인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일정을 바로 조절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일 배달한다. 미안하다."
이사람들.... 미안하다, 실례한다는 말은 진짜 잘 합니다.
다시 따졌습니다.
나 : "어제 전화한건 오후 두시쯤이다."
상담원 : "미안하다. 여기에는 그렇게 나와 있다."
나 : "지난 금요일에 배달되기로 한 물건들이 어떻게 일주일이 넘게 늦어질 수 있냐?"
상담원 : "미안하다. 니 주소가 잘못되어 있어서 그랬다."
나 : "말이 되냐? 주소가 잘못되어 있다는 내용의 엽서가 우리 집에 도착했다. 주소가 잘못되었다는데 엽서는 어찌 도착한거냐?"
상담원 : "엽서를 배달한 건 우체국 배달부다. 우체국과 UPS는 다르다."
나 : "니 말은... 우편 배달부는 우리 집을 찾을 수 있고 UPS 배달부는 우리 집은 못 찾는다는 뜻이냐?"
상담원 : "그건 아니다. 내일 찾아갈 것이다. 어쩌구 저쩌구..."
나 : "암튼 도대체 왜 하루를 더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상담원 : "니가 어제 늦게 전화했기 때문이다."
나 : "내가 언제 전화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니네 배달부가 일주일이 넘도록 우리집을 못 찾고 있는게 문제다. 다른 배달부들은 우리집 잘 찾아왔다.(물론 그 중에 한명은 현관 닫혀있다고 그냥 돌아갔었지만 ㅡ,.ㅡ)"
상담원 : "어쩌구 저쩌구 쏼라 쏼라~~~"
(실제의 대화는 위의 대화처럼 절대 매끄럽지 않았음.)
제가 영어 잘 못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주더니... 나중에는 자기도 흥분했는지 다시 빨라지더군요.
잘 들어보니 앞에 했던 소리들을 다시 반복하고 있길래... 알았다고... 내일 기다리겠다고... 하지만 앞으로 다시는 니네들 서비스 이용 안한다고 말하고 그냥 끊어 버렸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한번 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Google Earth에서 우리집과 그 주변 위성 사진을 갈무리 해서 보냈습니다. 이 사진을 배달부에게 전해주라고... 집 찾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진짜로 도움되라고 보낸건 아니고 쫌 열받으라고 보냈습니다. 에휴.... ㅡ,.ㅡ
그리고는... 잘 생각해보니... 내일 배달한다는 말도 믿을 수가 없겠더군요. 그래서 나가지 않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집나간 어이도 기다릴 겸 해서요.
그런데 .... 역시....
왔습니다. ㅠㅠ
하나만 왔더군요. 배달부가 하는 말이...
나머지 하나는 다른 트럭에 있다. 다른 배달부가 곧 가져다 줄 것이니 몇분만 기다려라... 고 하더군요.
내일 배달하겠다는 약속을 또 어겨버린게 황당했지만.... 하나라도 왔으니 다행이다 싶었었습니다. 게다가 배달부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우리 사정을 알고 있는 듯 싶었습니다. 여러번 항의했던 것도요. 아마도... 항의한게 먹혀 들어서 급히 배달한게 아닐까.... 기대(?)했었죠.
그런데....
몇분내에 배달하겠다던 마지막 물건은 여전히 소식이 없습니다.
다시 UPS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여전히... 배달 제외... 게다가 수신인이 다른 날짜에 배달해 주길 요청해서 기다리는 중이라고... 써있더군요. 다음 배달 예정 날짜는 나와 있지도 않고요.
누가 불쌍한 우리 '어이'좀 찾아주세요. ㅠㅠ
내일...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기다리렵니다. 이 동네가 원래 이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내가 적응해야지... 하는 마음으로요.
너무 길었나요.
하지만....
이번에는 학교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여전히 줄 생각을 안하고 있는 제 TA 수당과 언제 환불해 줄지 막막한 제 등록금 얘기는 더이상 하고 싶지도 않군요. 학생들 말이... 원래 이모양이라고... 언젠가 주긴 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별 기대 안하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한가지 더... 신입생은 자신의 건강 관련 서류 몇가지를 제출해야 합니다. 물론... 당연히 다 제출했죠. 제출하고 나면 TB테스트를 받습니다. 다들 기억하실 텐데... 초등학교때 흔히 '불주사'라고 말하는 BCG 백신을 접종한 뒤에 면역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그런데 역시... 실망시키지 않고 연락이 왔습니다. "너 서류 안냈더라?"
별로 놀라지 않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서류 언제 언제 다 제출했고 이미 받으라는 검사도 다 받았는데 어떻게 서류만 안냈을 수 있겠냐? 다시 확인해 봐라."
학생들 말이... 여기는 메일로 통지를 해오기는 하는데 메일로 답장하면서 따져물으면 절대 답변 안한다고 하더군요.
역시... 소식 없습니다. 답변을 재촉하는 메일을 몇번 더 보냈는데 연락 없습니다. 아마도... 전화를 직접 하거나 직접 만나서 따져야 할것 같습니다. 전화가 없어서 공중전화를 해야 하는데... 근데... 여기 공중전화는 시내 통화 기본 요금이 무려 5백원 입니다. 도동놈들 입니다. 인터넷 전화를 신청했는데... 케이블 모뎀이 도착해야 인터넷을 설치하고 인터넷 전화 어댑터를 설치해야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있는데... 그놈의 UPS가 아직도 헤매고 있어서 필요한 장비들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공중전화를 또 해야 겠지요.
이번에는... 입학관리팀에서 직접 우편을 보내오셨습니다.
내용인 즉슨...
"너 입학사정에 필요한 서류 몇가지를 빼먹었더라. 이거 안내면 다음 학기에 등록 못한다. 빨리 내라."
뭐? 입학 사정에 필요한 서류?
아니 그게 없는데 나는 어떻게 합격을 했고 어떻게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 거지? 혹시 난 유령 학생?
ㅡ,.ㅡ
처음 합격 통지를 받을때에도... "너 합격인데... 서류가 몇가지 빠졌다. 이게 있어야 공식적인 합격 통지를 할 수 있으니 빨리 보내라."고 했었습니다. 언급된 서류들은 인터넷으로 등록시킨 정보들 이외에 제가 우편으로 접수시킨 것들이었습니다. 당연히... 이 서류들은 이미 몇개월 전에 접수시킨 상황이었고 서류들이 다 도착했다는 확인 메일도 받은 상태였죠. 다른 유학생과 유학 준비생들에게 물어보니... 원래 이런 일이 의외로 자주 발생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시 보냈었습니다. 왜 이리 되었냐고 물어보니 짤막하게 "나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하!!
그런데... 입학하고 학교 다니면서 이미 시험 몇가지도 치렀는데... 이제와서 '입학 사정'에 필요한 서류 몇가지(빠졌다고 해서 다시 보냈었던 그 서류들)가 없다니... 참... 재밌습니다.
며칠전에 다른 학생한테 들었는데... 그 학생은 비슷한 일을 합격한지 무려 '일년'이 지난 시점에서 겪었었다고 하더군요. 입학 전에 시험 성적 한가지가 도착 안했다고 해서 여러번 보냈었었는데... 학교 다니기 시작한지 일년이 지난 후에 또다시 그 성적표가 없다고... 그래서 그 학기 등록을 못한다고 했답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그 성적표를 신청해서 학교에 제출했는데... 알고 보니... 학교 직원이 자기 학번과 이름을 잘못 맞춰놔서 생긴 일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여기(미국이 다 이런지... 이 지방 특색인지는 모르겠지만...)는 이런 쪽에서는 선진국이 아니라고... 한번에 끝나는 일이 없으니 첫 학기는 계속 여기 저기 불려다닐 각오 해야 한다고요.
다행히 한국을 떠나기 전에 비슷한 일을 전해 들어서... 혹시나 싶어서 여러가지 서류들을 모두 준비해 왔었습니다. 없는 시간 쪼개면서 여기 저기 뛰어다닌 보람이 있네요.
이제 또... 다음주에 수업 들으면서 중간 중간에 여기 저기 찾아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다 마무리 되고 공부에나 집중하고 싶었는데... 주변에서 아직 그런 기대 하지 말라고 했었던 것이 떠오르네요.
쫌 지나면 말 그대로... 문화적 차이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적을 할 날이 오겠지요. 그때까지 제 투덜거림은 계속 쭉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