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야야]된장녀를 흠모하는 그들 :: 2006/08/05 09:40

된장녀 논란이 가라앉지를 않고 있다. 일부 남성들이 모 여성 커뮤니티에 대거 진출해서 된장녀를 성토하는 글들을 계속해서 올리는데, 거의 행패에 가까울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된장녀의 정의를 줏어 들어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한잔하고, 엘라스틴 샴푸로 머리 감고, 화장 하느라 수업 늦게 들어오고, 스타벅스 가서 커피나 마시고, 복학생 선배들 쫓아 다니면서 밥 얻어먹고 다니고, 명품으로 치장하고...

뭐 이런가 보더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된장녀, 된장남에 대한 앙케이트 결과를 보니 둘다 많다고 대답한 남학생은 28%, 여학생은 46% 인데 여학생들은 대부분 된장녀라고 보면 된다고 대답한 남학생은 29%, 여학생은 7.8%라고 한다.

남자는 다 된장남이야~ 라고 생각하는 여자보다 여자는 다 된장녀야~ 라고 생각하는 남학생들이 더 많다는 뜻이겠지.

저 된장녀의 정의를 다시 들여다 보면...

이건 여성성에 대한 싸잡아 욕하기에 불과하다. 복학생 선배들만 쫓아다니면서 밥 얻어 먹거나 명품으로 치장하는 극히 일부 여성(사실, 이것도 남자 잘만나야 한다고 어릴때부터 교육받아온 환경에서 배우게 된 일종의 처세겠지)의 허울들을 평범한 여성적 활동들(아침에 일어나서 차 한잔 마시고, 머리 감고 화장 하는 등 자기를 가꾸거나, 여유 있을 때 찻집 가서 친구들과 차 한잔 마시며 수다 떨기 등)과 섞어 나열함으로써 여성성, 여성다움 자체를 몰상식한 것으로 싸잡아 비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렇게 여자는 원래 다 저열하다는 식으로 욕지거리를 하는 사람들은 내가 알기로 두가지 부류가 있다.

첫번째 집단은 부부간의 갈등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중장년 남성들. 이들 중에는 자신의 결백(?)을 합리화 하기 위해 여자는 원래 다 싸가지 없고 허영심에 가득차 있다면서 여자가 원래 싸가지 없기 때문에 우리 부부 관계도 문제가 해결 되지 않는것이다... 라는 합리화, 책임회피를 시도한다.

두번째 집단은 초딩 남학생들. 어느학교에나 항상 인기 있는 여학생이 몇명이 있다. 이 여학생들의 특징이라면...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좀 하는편이면서 자신을 가꿀줄도 안다. 그래서 많은 남학생들이 이 여학생들을 흠모하지만... 동시에 많은 남학생들이 이 여학생들에게 저주를 퍼붓는다. 남자를 홀린다던가... 여우같은X이라고 욕하거나... 가끔은 괴롭히기도 한다. 그래서 이 여학생들은 상당수 남학생들의 공동의 적이 되버리기도 한다. 이유는? 자기한테 관심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저 여학생들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친해질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렇게... 자기는 관심을 (몰래)보이고 있는데 그 여학생은 도통 관심을 보이지 않으니... 화가 난다. 그래서 XX년이라고 욕을 하고 비슷한 심정의 남학생들끼리 모여서 뒷담화를 열심히 해댄다. 내가 저 여자아이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여자아이가 원래 4가지가 없기 때문에 나같이 불여우의 정체(?)를 궤뚤어 볼 수 있는 남자에게는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가 그 여학생에게 관심이 있다는 점을 숨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관심을 얻지 못해서 입게되는)자존심의 상처도 숨길 수 있다.


요즘의 된장녀 신드롬을 적극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일부 남자 대학생들의 심정은 이 초딩들의 심정과 별로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왜 20대의 이들이 초딩들의 짓거리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걸까?

성비 불균형 시대의 높은 경쟁률의 희생자일 수도 있겠다. 경쟁률이 높아서 낙오자도 많아지다보니 그 분노를 그렇게라도 풀려고 하는게 아닐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 여성들은 점점 당당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주체적이 되어 가고 있기에 남성들 못지 않은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자신의 경제적 성공을 즐기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그래서 스타벅스에서 비싼 커피도 사 마실수 있고 명품 핸드백도 구입할 수 있다. 남성들이 각종 디지털 기기에 돈을 쓰는것과 다를게 뭔가) 이렇게 여성들이 당당해지고 있지만 여성들이 그저 과거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남성들, 그 중에서 적극적인 구애활동을 해야 하는 시기를 겪고 있는 남성들은 당연히 연애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겪는 상실감, 박탈감, 분노 때문에...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 여자들이 원래 다 된장녀 들이라서 내가 연애를 못하는 것이라고 합리화 하려는 시도인 듯 하다.



그래서... 된장녀를 성토하는 그들이 무척 민망하다.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연민을 느낀다.

이리 와라. 횽아가 따뜻하게 한번 안아줄께.



*한참 떠들었지만, 사실 며칠전에 올린 이다님의 '피자와 된장'의 해설판에 불과.

**사실, 된장녀에 대한 정의는 무척 불명확해 보인다. 된장녀라는 지칭이 일부의 몰상식한 여성들을 지칭하는 것이라면 이렇게 논란이 되지도 않을 것이다.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몰상식한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이렇게 까지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여성들 대부분을(혹은 상당수를) 몰상식한 여성으로 싸잡아 비난하기 위해 된장녀의 범주를 확대시키려 하는 일부 몰지각한 남성들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수많은 사람을 낚았던 조리퐁 반대운동 설화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그 정의가 명확해서 여성들을 싸잡아 비난하기 어려운 '개똥녀'만으로는 성이 안찼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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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5 09:40 2006/08/0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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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된장녀 현상과 문화 지체

    Tracked from 샐리의 오두막 (휴관) | 2006/08/12 00:39 | DEL

    자, 이제 이 징한 논란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니, 한번 정리해볼 때가 되었다. 7월 말 8월 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된장녀 논란은, 사실 모두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듯이 "타인의 취향..

  • 비밀방문자 | 2006/08/06 18: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yayar | 2006/08/07 13:59 | PERMALINK | EDIT/DEL

      비밀글님/어떤 분이 남자후배와 걸어가다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들고 나오는 상당히 멋진 커리어 우먼과 마주쳤다고 합니다. 그 순간 옆에 있단 남자후배가 "저 여자가 된장녀다 된장녀!"라고 했다더군요. 그래서 그 분도 그 이후로 스타벅스 가기가 망설여지신다고 하고요. 결국 된장녀라는 비난은 이런식으로 여성들을 자기네들 맘대로 조종하고 억압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듯 합니다.

      꾸민다고 뭐라하고 안꾸민다고 뭐라하는 것도 마찬가지겠죠. 그리고 이 경우에는, 말씀하신것처럼 관심있다는 제스쳐를 제대로 할 줄 몰라서 (남자들끼리 하듯이)갈구는 방법으로 관심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물론 그냥 일상적인 농담따먹기일 수도 있고요. 남자들은 좀 재밌는 말을 하고 싶긴 한데 유머 감각이 부족할 경우 상대방을 괴롭히는 언행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재밌다고 착각을 합니다. ㅡ,.ㅡ 그래서 꾸민다, 안꾸민다 가지고 뭐라 하는 사람들 중에는 님께 실제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고 그냥 별 생각 없이 자기 딴에는 재밌는 농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물론 여자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가꾸기 위해 뭔가 '소비'하는 행태 자체가 허영심이고 천박한 것이라며 비난하는 경우도 꽤 많을테고요.

      된장녀라 하든 뭐라 하던간에 여성분들이 당당하면 당당할 수록 저런 찌질이 행위는 음지로 숨어들 겁니다. 자신의 공격이 먹히지 않는다는걸 알게 되면 바로 고개숙이는게 '일부' 찌질한 남성들의 특징이거든요. ^^ 그리고 어차피 그런 남자들중에는 좋은 연애 상대도 없을테니 그냥 무시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별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너무 아는척을 한 듯. ^^a)

  • 샐리 | 2006/08/06 23:1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다님의 그림도 멋졌지만 야야님의 해설판이 더 차분히 이해되는군요 ^^

  • 비밀방문자 | 2006/08/08 20: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yayar | 2006/08/09 13:36 | PERMALINK | EDIT/DEL

      비밀글님/성별간 차이에 대한 몰이해, 거기에 보태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이용해서 그 다름을 저급한 것으로 만들어 차별을 정당화 하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꽁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성다움에 속하지 않는 것들을 모두 저급한 것으로 만들어 버려야 여성들을 비난할 근거가 생기니 뭐든 꼬투리를 잡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다니는 것이겠죠. 그런 것들을... 좀 안다는 남자(?)들 조차 스스럼 없이 이야기 하는건 "그래, 내 안에 마초 있다"고 고백하는 꼴이고요.

  • 샐리 | 2006/08/13 00:2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나저나 전에 김옥빈 건에서 말인데요. 제가 핀트를 잘못 잡고 얘기를 했던 것 같아서, 새로 깨달은 바를 보고하러 왔습니다 -_-;;

    그러니까, '자신을 상대함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으로 느껴져서 김이 샜던 게 아닐까요? 남자들도 여자가 자기 만나러 나오면서 기왕이면 예쁘게 하고 나와주는 게 좋지 아무렇게나 대충 입고 나오면 좀 서글프잖아요. 할인카드는 눈앞에서 "아, 나한테 쓸 돈(=정성, 노력)을 계산해서 아끼고 있구나" 라는 게 보이니까 김이 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좀 말이 될까요?
    사실, 어쩌다 김옥빈양 변호사가 되어버렸는지;; 아무튼 저도 다 소화하지 못한 생각, 그것도 민감한 사안을 함부로 포스팅하면 큰일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orz

    • yayar | 2006/08/13 05:25 | PERMALINK | EDIT/DEL

      저도 그 심정은 대충 공감이 갑니다. 만약 테라네가 오랜만에 선물로 맛있는 (그리고 비싼)음식 사준다고 했는데 할인쿠폰을 왕창 쓴다거나 할때? 이런 경우 저 역시 좀 서운할 것 같더군요. 억지로 신경써주는척 한다고 느껴질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이건 연애시절일 경우이고 결혼하고나면 달라지죠. ^^)
      그래서 어느 정도 공감을 하다보니... 김옥빈씨가 방송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게 손가락질 받을만 하지만 그렇다고 마녀사냥을 당할 정도는 아닐것 같다는점에 저 역시 대충 동의가 되더군요.
      그런데... 그 분(?)께는 어떻게 설명을 해도 안먹혔을 것 같습니다. 자신에 대한 사랑을 확인 받고 싶고 그게 가끔은 한턱 크게 쏘는 방식이기를 바라기도 하는 연애시절의 약간의 속물(?) 근성 비스무리한 그 심정을 잘 모르시는게 아닐까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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