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백령도의 초소병은 폭발 섬광을 보지 못했다 :: 2010/05/29 10:47
-미리 보는 세줄 요약:
1) 이전 글을 썼을때 보다 더 구체적인 국방부 발표 자료를 발견하여 계산을 다시 해봤음.
2) 국방부 발표가 사실이라면 견시병 위치에서 본 섬광의 세기는 태양
직사광선보다 십억배 밝았다는 결론.
3) 이 정도 세기면 이미 견시병은 증발해 버렸을 정도의 위력이므로 따라서 섬광을 목격했다는 증언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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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발표한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에 보면 첨부자료가 하나 있다. '조사결과 예상 질의 및 답변서'라는 것인데 아래 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http://www.mnd.go.kr/mndMedia/temp/20100520/1_-12365.jsp?topMenuNo=1&leftNum=4
어제 올린 글('물기둥의 섬광은 10초간 지속되었다')에서 소개한 계산 결과는 몇가지 가정을 도입한 것이었는데 국방부측의 이 자료를 보니 이 가정들을 수정해야 한다. 이 자료에서 물기둥과 관련된 부분을 인용해보자.
ㅇ 백령도 해병 00초소 초병근무자 상병 박일석, 김승창 등 2명이 외초 근무 중 2010. 3. 26. 21:22경 낙뢰와 비슷한 ‘꽝’하는 소리와 하얀색 섬광을 목격
• 상병 박일석은 경계근무중 ‘쿵’하는 소리를 듣고 해상 전방 약 4km, 방위각 270°을 쳐다보니 하얀색 섬광(높이 약 100m, 폭 20∼30m)이 보였다가 2∼3초 후 소멸 되었다고 진술
• 상병 김승창은 경계근무중 ‘꽝’하는 소리(사격소리보다 더 큰 깜짝 놀랄 정도)와 동시에 4∼5km로 추정되는 거리에서 하얀 불빛이 주변으로 퍼졌다가 소멸하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
ㅇ 야시장비(PVC-7) 및 해안탐조등을 이용해 추가 관측을 시도했으나, 짙은 해무 등 시계불량으로 인해 육안 관측이 제한되어 물기둥이나 화염 등 다른 현상은 목격하지 못하였음.
---<참고자료>-----------------------------------------------------------------------
ㅇ 침몰당시 기상상태
∙ 해농 40%, 시정 500m 이내
• 상병 박일석은 경계근무중 ‘쿵’하는 소리를 듣고 해상 전방 약 4km, 방위각 270°을 쳐다보니 하얀색 섬광(높이 약 100m, 폭 20∼30m)이 보였다가 2∼3초 후 소멸 되었다고 진술
• 상병 김승창은 경계근무중 ‘꽝’하는 소리(사격소리보다 더 큰 깜짝 놀랄 정도)와 동시에 4∼5km로 추정되는 거리에서 하얀 불빛이 주변으로 퍼졌다가 소멸하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
ㅇ 야시장비(PVC-7) 및 해안탐조등을 이용해 추가 관측을 시도했으나, 짙은 해무 등 시계불량으로 인해 육안 관측이 제한되어 물기둥이나 화염 등 다른 현상은 목격하지 못하였음.
---<참고자료>-----------------------------------------------------------------------
ㅇ 침몰당시 기상상태
∙ 해농 40%, 시정 500m 이내
밑줄 친 부분들에 주목해보자.
첫번째 초병이 폭음을 듣고 고개를 돌려 발견했으므로 지난번 글에서 2.5 km로 가정했을 때 보다 더 멀어졌다. 섬광 지속시간이 더 길었다고 봐야 한다는 뜻.
또한 두번째 목격자가 있었다. 이 목격자는 섬광 기둥을 묘사하지는 않았고 주변으로 퍼지는 섬광만을 묘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소리와 동시에 불빛을 봤다는 대목. 저 정도 거리에서는 설사 음파가 대기중이 아닌 바닷물을 통해 전달되었다고 해도(바닷물 속에서 음파의 최고 속력은 1,480 m/s 로 대기중 340 m/s보다 빠름) 음파가 도달하는데에 걸리는 시간은 약 3초. 따라서 소리와 동시에 섬광을 목격했다는 진술은 신뢰하기 어렵다. 물론 저 초병이 말한 '동시에'라는 의미가 그냥 소리 듣고 얼마 안 있어서 바로 라는 의미라면 설명이 가능하긴 하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대목은 맨 아래.
지난번 글에서는 빛이 대기중 산란으로 인해 줄어드는 효과는 고려하지 않았다. 맑은날의 대기는 이 효과를 무시할 만 하기 때문에. 하지만 '시정 500 m 이내'라는 정보는 무척 중요하다.
시정이라는 것은 가시거리를 뜻한다. 사람 눈으로 빛을 더이상 못보게 되는 거리를 의미하는데 정확히는 빛의 세기가 0.02배만큼 감소하는 거리로 정의된다. 즉, 광원에서 500 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광원의 빛이 0.02배 감소하고 한번 더 500미터 만큼 진행하면 즉, 1000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0.02x0.02배 감소한다. 아래 그림에 이 원리를 설명해 놨다.

이 계산을 계속해보면 4000 미터 떨어진 초병의 위치에서의 감소율은 0.02x0.02x0.02x0.02x0.02x0.02x0.02x0.02=2.56E-14, 즉 2.56 곱하기 10의 마이너스 14승 배 감소 했다는 뜻. (이 숫자의 규모가 상상이 되십니까?)
지난번 글에서 설명했듯이 광원으로부터 얼마만큼 떨어져 있는 곳에서의 빛의 세기는 원래의 세기에 거리를 반지름으로 갖는 구의 표면적으로 나눈 값이 된다. 4 km 라 했으므로 이 거리로 인한 빛의 감소율은 약 5E-9. 광원과의 거리에 의한 빛의 감소 효과는 (다시 한번)아래 그림을 참조. 광원에서 방출되는 빛의 세기(광자들의 갯수)는 일정한데 거리가 멀어지면 같은 면적을 통과하는 광자들의 갯수가 감소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Luminosity)
이 두가지 효과를 모두 고려하면 저 기상 상태에서 초병이 목격한 빛의 세기는 원래의 광원이 갖는 빛의 세기에 비해 약 1E-22배 약한 빛을 봤다는 뜻이 된다. 바꿔 말하면 원래 섬광의 세기는 초병이 본 것 보다 약 8E21배(8 곱하기 십의 21승) 밝았다는 뜻이 된다.
혼란을 피하기 위해 용어의 의미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빛의 세기는 곧 빛의 밝기를 의미하는데 분야마다 약간씩 정의가 다르다. 이 글에서 사용하는 빛의 세기란 '단위 시간당, 단위 면적에 입사하는 빛의 에너지' 를 뜻한다. 단위는 럭스(lux). 이 단위는 W/m^2 에 비례한다. W는 power를 나타내는 단위인 와트(watt)로 단위 시간당 에너지(J/s)에 해당 한다.
따라서 여기서 다루고 있는 빛의 세기는 특정 크기의 광원을 무수히 작은 점광원들의 합으로 여길 때 그 무수히 작은 점광원들이 단위 면적당 단위 시간당 방출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여기에 광원의 면적을 곱해주면 방출하는 단위 시간당 에너지가 되고 다시 방출시간을 곱해주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물론 광원의 형태와 사람의 시야를 따지면 좀 더 복잡하므로 이 설명은 단지 기본적인 개념만을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 다루고 있는 빛의 세기는 특정 크기의 광원을 무수히 작은 점광원들의 합으로 여길 때 그 무수히 작은 점광원들이 단위 면적당 단위 시간당 방출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여기에 광원의 면적을 곱해주면 방출하는 단위 시간당 에너지가 되고 다시 방출시간을 곱해주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물론 광원의 형태와 사람의 시야를 따지면 좀 더 복잡하므로 이 설명은 단지 기본적인 개념만을 설명하고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 초병이 목격했다는 빛의 세기와 이로부터 일정 거리만큼 떨어진 곳의 원래의 섬광(즉, 광원)의 세기에 대한 관계식은 아래와 같다. 위에서 설명한 두가지 효과를 수학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계산을 위해 필요한 값은 단지 초병까지의 거리와 가시거리 단 두가지 뿐. 앞서 말한 수치들은 여기에 두 숫자를 집어 넣어 계산한 결과이다. 그리고 위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초병까지의 거리를 4 km, 가시거리를 500 m 라 하면 위에서 보듯이 본래의 섬광의 세기는 초병 위치에서에 비해 무려 8 곱하기 10의 21승 배. 이 정도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숫자만 가지고는 파악이 어려우니 다른 방법을 사용해 보자. 이를 위해서는 초병이 목격한 섬광의 세기의 실제 값이 어느정도 였을지를 추정하는게 필요하다.
섬광의 세기가 가질 수 있는 최소값을 추정해보자. 원래의 광원의 세기가 최소값이 나오게 하려면 초병이 목격한 빛의 세기를 사람이 볼 수 있는 최소한의 빛의 세기로 가정하면 될 것이다. 이건 어떻게 구할까?
별빛 아래에서 사람은 흰색 물체를 겨우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별빛이 물체에 반사하여 눈으로 들어온 빛의 세기 정도는 사람이 인식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별빛은 약 2만분의 1 럭스. 더 작은 값이 있을까? 사람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어두운 별은 6등성 이다. 어두은 밤 하늘에서 이 6등성 별의 세기는 약 1억분의 1럭스. 하지만 위의 두 자료는 광원의 크기에 대한 설명이 없으므로 실제로 사람 눈에 입사하는 정도를 알지 못하면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 그 이외의 자료를 살펴보면,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빛의 세기는 1 밀리초 동안 510 nm 파장의 광자 90개가 눈으로 입사하는 경우라고 한다. 이 정도가 입사해야 그 중 겨우 9개 정도가 망막에 도착하여 사람이 인지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어두울 때 사람의 동공의 반지름은 약 4 mm이고 이 광자들이 이 동공의 면적으로 동시에 입사한다고 할 때 빛의 세기는 6.97E-10 W/m^2. 이것을 빛의 세기 단위인 럭스(lux)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변환인자가 필요한데 이 인자는 빛의 파장별로 모두 다르다. 555 nm 의 경우 약 1 lux=1.5 mW/m^2 라 하므로 이를 이용해 환산하고 오차를 고려해 유효숫자를 하나로만 잡으면, 약 5E-7 럭스. 즉 약 2백만분의 1 럭스.
이 빛의 세기를 최소값으로 가정하고 실제 광원의 세기를 계산해보자. 위 식에서 초소병의 위치에서의 빛의 세기인 i1 에다가 바로 위에서 구한 값을 대입하면, 실제 광원의 세기는 4E15 lux 가 된다. 4에 10의 15승을 곱한 숫자이다. 무척 큰 숫자이다. 하지만 비교할 상대가 없으면 얼마나 큰 값인지 감을 잡기가 어려우므로 다른 광원들의 세기를 나열해보자.
반달은 0.01 lux. 비교할 상대가 안된다.
적도상에서 맑은 날 밤의 보름달은 1 lux. 역시 여전히 까마득한 차이.
한 낮의 밝기는 10,000–25,000 lux. 여전히 부족하다.
태양의 직사광선을 직접 바라볼 때의 세기는 32,000–130,000 lux. 여전히 부족하다.
가장 밝은 태양의 직사광선의 세기인 130,000 lux 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3E10 배. 즉 삼백억배.
일반적인 녹색광 소형 레이저 포인터(http://www.edmundoptics.com/onlinecatalog/displayproduct.cfm?productID=2827)의 최대 출력은 약 5mW. 빔 단면적의 지름은 약 1.1 mm 이므로 세기는 약 5 kw/m^2=300,000 lux. 여기에 비교해 봐도 여전히 십억배. 바꿔 말하면 이런 휴대용 레이저 포인터 십억개를 한 점에 집중시켜야 하는 세기라는 뜻이다.
이 빛은 견시병 위치에서 어느 정도 밝기 일까.
위의 식의 L에 초소병까지의 거리 대신 견시병 까지의 거리를 대입하여 계산한 값의 역수가 광원에서 견시병 까지 진행하는 동안 감쇄하는 비율. 여기에 위에서 위에서 구한 최소한의 빛의 세기를 곱하면 된다. 최종 결과식은 아래 그림에 설명되어 있다.

견시병 까지의 거리가 1미터 이면 3E14 lux, 가장 밝은 햇빛을 직접 바라봤을 때보다 2십억배 밝다. 10미터 이면 3E12 lux가 되어 2천만배.
이 정도 세기라면 견시병들이 이 섬광을 봤는지 안 봤는지의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이 견시병들은 그 즉시 증발해버렸을테니.
물론 이 값이 100% 정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계산에 사용된 초병까지의 거리, 가시거리에 오차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두 값의 오차는 얼마나 될 까. 가시거리의 경우 국방부에서 500미터 '이내'라 했으므로 500미터가 최대값이다. 즉 실제 가시거리는 그 보다 작으면 작았지 크지는 않다는 뜻. 하지만 이 가시거리가 무척 엉성하게 측정되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초병이 추정했다는 광원까지의 거리 역시 마찬가지. 이런 경우의 견시병 위치에서의 빛의 세기를 모두 고려하기 위해 좀 더 계산을 해봤다. 섬광에서 초병까지의 거리를 3, 4, 5 km, 가시거리를 300, 500, 700 m 로 바꿔가면서 광원에서 견시병 까지의 거리 역시 1 cm (0.01 m) 에서 100 미터 까지 변화시키면서 빛의 세기를 계산했다. 결과는 아래 그래프에. (이 그래프를 보지 않아도 이 글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에는 상관이 없으니 골치가 지끈거린다면 넘어가셔도 됩니다)

(비교를 위해 낮의 밝기와 태양 직사광을 직접 바라봤을 때의 빛의 세기 범위를 함께 표시)
가로축은 섬광으로부터 천안함에 있던 견시병 까지의 거리. 세로축은 그 위치에서의 빛의 세기. 그래프가 여러개 있는 것은 가시거리와 초병이 추정한 천안함 까지의 거리를 애초에 발표한 것과 다른 경우들을 고려했기 때문. 일단 '국방부 발표 자료로부터 계산된 값'이라고 표시된 그래프(붉은색 실선)를 보자. 견시병이 섬광에 가까워지면 더 밝아지고 멀어지면 흐려진다. 하지만 (비현실적인)100 미터라고 해도 태양 직사광과는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밝기. 다른 그래프들은 가시거리나 초소병까지의 거리가 실제로는 달랐을 경우들에 해당한다. 따져본 것들 중에 가장 빛의 세기가 약하게 나오는 경우도 여전히 낮의 밝기 수준에 가깝다. 측정 오차가 있었다고 고려해도 아무리 작게 쳐줘야 대낮 밝기 수준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안개가 있었다고 하니 섬광 중심 이외에 사방에서 안개로 인한 난반사 때문에 마치 빛의 구름 속에 있는 듯한 상태였을 것이다. 이걸 못봤다고?
결론은? 백령도의 초소병은 섬광을 보지 못했다. 과장되었을 가능성은? 위에서 계산된 값들은 이미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최소의 빛의 세기로부터 계산한 결과이니 가장 심하게 과장되었을 가능성을 따져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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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줄 요약:
1) 국방부 발표가 사실이라면 견시병 위치에서 본 섬광의 세기는 태양 직사광선보다 십억배 밝았다는 결론.
2) 이 정도 세기면 이미 견시병은 증발해 버렸을 정도의 위력이므로 따라서 섬광을 목격했다는 증언은 거짓.
-참고 자료
http://en.wikipedia.org/wiki/Lux
http://en.wikipedia.org/wiki/Illuminance
http://en.wikipedia.org/wiki/Apparent_magnitude
http://en.wikipedia.org/wiki/Human_eye
S. Hecht, S. Schlaer and M.H. Pirenne, "Energy, Quanta and vision." Journal of the Optical Society of America, 38, 196-20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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