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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의 독성 성분도 약이 된다.
아래의 내용은 신디 엥겔(Cindy Engel)의 '살아있는 야생(Wild life)'의 한글 번역판(양문 출판사)에서 일부를 발췌하여 정리한 내용입니다. 홀리스틱 수의학('전일적 수의학'으로 번역하는 것 같군요.)과 관련된 외국의 홈페이지에서 자주 소개되는 책입니다.

(앞의 게시물'야생동물의 건강 유지'와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약이 되는 식물의 독성 성분

다른 동물에 해를 끼치기 위해 만들어진 화학물질이 어떻게 의약품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 잠재적으로 동물은 식물이 방어용으로 만든 유독물질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식물의 항균성 성분을 통해 세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고, 적절하게 투여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해열 진통제로 쓰이는 파라세타몰(paracetamol)은 한 알만 투여하면 일시적인 진통 효과가 있지만 200알을 투여하면 사망한다. 이처럼 식물의 부차적 화학물질 중 다수가 그 투여량에 따라 의약품으로도 독극물로도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솜방망이를 비롯한 솜방망이속(Senecio) 식물은 초식동물의 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적은 양만 투여하면 암 종양의 성장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감자 덩이줄기의 녹색부분에서 발견되는 알칼로이드인 솔라닌(solanine) 역시 장기간 복용하면 척추피열 기형아 출산이나 자연 유산을 초래하지만 쥐에게 적은 양만 투여하면 세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이렇게 투여량에 따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화학물질은 야생에서 좋은 예방 약품으로 쓰인다.

모스크바의 의학식물연구소 과학자들은 많은 식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고 가짓속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솔라닌(solanine)), 차코닌(chaconine) 등의 글리코알칼로이드가 쥐의 면역계를 강화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글리코알칼로이드는 농도가 높으면 유독성이 강해 간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혀 죽음에도 이를 수 있다. 따라서 낮은 농도로 사용했을 때 의학적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처음에는 놀라운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구바레프(Michael Gubarev)와 에니오티나(Elena Enioutina)는 이후 약간의 솔라닌을 투여하면 쥐에 살모넬라균이 감염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한번 접종하면 그 효력이 2주일 이상 지속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반대로 솔라닌을 접종받지 못한 쥐는 살모넬라균에 감염되자 4일 후 죽었다. 사실 솔라닌은 세균에 대해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즉 솔라닌은 항생제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체내의 면역계를 돕는 기능을 한다. 그 매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무튼 솔라닌이 투여된 쥐의 혈액에는 아직 그 존재가 밝혀지지 않은 화합물이 있고 그것이 세균을 죽이는 일을 돕는다고 한다.

과거에는 갈기늑대, 비비, 코뿔소와 곤충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동물들이 왜 정기적으로 유독한 가짓속 식물을 먹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소량의 유독성 물질이 투여되면 면역계가 자극을 받아 그 기능이 활성화된다. 호르메시스 효과(아래에 따로 정리)가 그 예다. 한 가지 유독물질이 호르메시스 효과를 낼 수 있다면 다른 유독물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호르메시스 효과는 야생동물의 건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보통 식물은 냄새로 초식동물에게서 자신을 보호하지만 그것이 통하지 않을 때는 맛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이러한 화학물질로 가장 먼저 알려진 타닌(tannin)은 일찍이 식물이 공룡에 대항해 사용했던 물질이다. 수렴성(收斂性)이 극도로 강한 타닌을 섭취하면 혀에 주름이 잡힐 정도로 입과 목구멍에 있는 세포막에서 수분이 감소한다. 또한 동물 체내에서 중요한 소화 역할을 하는 미생물과 효소의 환경을 급격히 변화시켜 소화를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초식동물은 타닌을 다량 함유한 식물을 먹지 않는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타닌은 설사를 억제하고 살균, 항균, 구충 효과를 가지고 있다.

부차적 화학물질이 식물이 만들어내는 유일한 의약품은 아니다. 식물의 주요 신진대사에 쓰이는 몇몇 화학물질도 동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살아 있는 유기체만이 천연 의약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 흙에도 유용한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미생물이 살고 있다. 천연 의약품은 식물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먹이사슬의 최상층에 속하는 육식동물도 자신의 먹이에서 효능이 강한 약품을 얻을 수 있다.

동물을 관찰할 때 종종 동물이 영양을 섭취하려고 먹는지, 아니면 몸이 아파 약으로 섭취하려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구분이 어려운 이유는 그것을 구분하려는 사실 자체가 인위적이기 때문이다. 음식과 약품은 연속선상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에너지원으로서 음식을 먹는 이유와 영양은 없지만 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목적으로 먹는 이유가 서로 다른 양끝에 있다. 야생동물이 무언가를 먹는 행위는 이 사이의 어딘가에 놓이게 된다.

다양한 동물의 식습관에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과 물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동물의 먹이는 그 동물의 환경에 적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양은 풀을 먹고 표범은 고기를 먹지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들의 행동 양식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식물에서 얻는 약물은 개별 의약품의 성분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식물에서 얻는 약물은 일반적으로 신진대사를 변화시키며 호르몬 체계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 혼합된 성분은 서로의 성분을 강화시키거나 약화시킬 수 있다. 적은 양이라도 강력한 효과를 내는 가 하면 많은 양이라도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한 채 몸 밖으로 배출될 수 있다.


*호르메시스 효과("동물은 어떻게 유독물질에 대처하는가" 중에서)

19세기 말에 발견된 유독성의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호르메시스(hormesis)라는 현상이다. 호르메시스 현상이란 동물이 아주 적은 양의 독에 노출되었을 때 그것이 일종의 촉진작용을 하는 현상이다. 촉진작용에는 성장 촉진 및 다산, 수명 연장 등이 있다. 호르메시스의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 적은 양의 독이 동물 체내의 항상성을 교란하고 그것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것은 야생동물의 건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아직 그 대부분의 가정이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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