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총기난사'에 해당되는 글 1건
[야야]누가 저 사람들 좀 말려주시길... :: 2007/04/20 05:11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내놓은 비슷한 의견들에 제 의견을 더합니다.
=========================================================
주말 시청광장서 버지니아공대 추모집회
한국인들이 이 사건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왜 외톨이었는지, 왜 그리 큰 분노를 가슴에 품고 살아왔는지를 생각해보면 이민 1.5세대들 상당수가 공감할 수 있고 상상할 수 있는 문제들을 겪어왔을 것이라고 여겨지고 낯선 국가에 와서 자식들 좋은 대학 보내자고 새벽부터 밤 늦게 까지 일하느라 방황하는 자식과 제대로 대화조차 해보지 못했을 부모들이 떠오른다. 여기까지의 생각에 이르면 우리 사회의 권위적인 가족문화가 떠오른다. 그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이민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추측해보면 우리 사회가 사회 구성원들 전반을 보듬지 못했던게 아닐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고 나 역시 이 사회의 한 구성원임을 생각하면 어느정도의 도의적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추모 행사를 열고 그들의 슬픔에 애도를 표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런데 미국인들은 우리의 이런 대처에 의아해 하고 있다. 버지니아 공대 재학생의 블로그에서 추모행사때 한 한국 학생이 한국인으로서 미안함을 느낀다고 말한 것에 미국인들이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자리에 있던 미국인들이 이 사건은 인종, 국적의 문제가 아니니 미안해 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시아계 교수들 역시 같은 맥락의 조언을 해주었다고도 한다.
다들 알다 시피, 이들은 대부분 이 사건의 핵심은 미국 사회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적어도 공식적인 의견은 그렇다. 그리고 이성적인 사람들 대부분 역시 그렇게 보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이전 글에서 말했듯이 나는 그들의 이런 반응들이 마치 어떤 프로토콜을 충실히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그들이 '정치적 올바름'의 목록에 구체적으로 명시해놓지 않은 사안들에 대해 그들이 보이는 가끔은 잔인한다고까지 느껴지는 반응들을 목격하면서, 그들의 대답 이면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는 그들의 본심이 궁금하다고 생각하고 있긴 하다.
그리고 '이 사건은 한 미치광이 개인이 벌인 일이기에 이 한사람 때문에 그가 속해있던 커뮤니티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말이 분명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반응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어떤 범죄를 자기네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보기 보다는 한 미치광이 인간의 문제, 자신들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아니어서 나 개인은 책임이 없다며 책임회피를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꼭 미국인이어서인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어쩌면 편견일 수도 있는)경험을 통해 이들은 '책임회피'에 능숙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미리 눈치 채고 이런 저런 시도를 했던 학교 직원들이 "혹시 어떤 책임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법적으로 해야 할 일들은 다 했기 때문에 내 잘못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하는 인터뷰를 보면서도 이런 의심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들이 미국 여론을 주도하는 집단인 이상 이들이 대놓고 범죄자의 국적과 인종을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일도 없을 것이며 의도적으로 한국인들에게 불이익을 주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다행히, 한국인들의 반응을 보는 이들의 관점은 아마도 '호기심'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이 왜 이렇게 반응하는지, 어떤 문화적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할 것이다. 특히, 자기가 이해하기 힘든 타인의 반응에 대해 적대감을 보이기 보다는 그 차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더. 어떤 이들은 단지 "저 사람들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오버하는 것 아니냐"라는 정도에서 멈출지도 모른다. 혹은 한국인들의 진심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한국인들의 배려에 감사를 표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때문에 한국인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는 사람들은 저 사람들이 아니다. 저들이 혹여 속으로는 인종차별적 편견을 키울지는 몰라도 그들은 대놓고 그런 행동을 할 사람들도 아니고 대놓고 외교적인 마찰을 일으킬 사람들도 아니다. 그것은 자신들이 정리해 놓은 '정치적 올바름'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니까.
또한, 한국인들이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말을 곡해할 수 있는 사람들도 저 사람들이 아니다. 이 사건 전에도 인종차별 주의자들은 별 말도 안되는 이유들로 자신들을 정당화 했었다. 그리고 그들은 주로 길거리에서 자신들의 적의를 표출시켜 왔다. 이들에게 한국인들의 사과는 불에 기름을 붓는 또다른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들에게 한국인들의 도의적 책임의식은 이 사건이 범죄자가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던 일이라는 그들의 추리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그래, 너희도 아는구나. 한국인이 문제야"라고 말이다. 그래서 사과를 하면 그들이 한국인들에 대해 편견을 갖지 않게 되거나 용서(?)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한국인들의 바램과 달리, 그들로 하여금 길거리에서 만나는 동양인들에게 "한국인들은 모두 짐싸서 떠나라"라는 고함을 외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주는 셈이 될 것이다.
또한 어떤 미국인들은 집단으로 애도를 표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에서 한국인들의 '체면 중시'문화의 문제점을 짚어내며 혀를 찰지도 모른다. 그래... 이건 할 수 없다. 우리가 사과하고파 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우리의 '체면'때문인 것도 사실이니.
그래도 이 정도까지라면 어느 정도 참아(?)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저들이 모여서 적절한 애도와 추모만을 할 사람들이 아니라는게 문제다. 저 추모집회를 하자고 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모두들 알고 있다.
효순, 미선이 사망 사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던 가장 큰 이유가 범인이 단지 미군이라서가 아니라 사건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불평등한 한미관계였었다는 점을 깡그리 외면한체 "여중생이 차에 깔려 죽은 사건일 뿐이다"라고 논평하는 자들이다. 양국간의 '혈맹'관계가 그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이며 관광버스를 타고 전국에서 모여 들어서 성조기를 흔들어 대는 사람들이다. 자국민들의 인권문제들은 모조리 외면한체 오직 북한의 인권문제만이 그들의 관심의 전부인 사람들이다. 감히 미국의 심기를 건들일까봐 전전 긍긍하느라고 미국을 칭송하는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다. 미국의 이등시민인 것만으로는 모자라서 어떻게든 미국에게 잘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 1만명이 서울 시청 광장에 모여서 성조기를 흔들어 대며 기도하는 모습이 미국 안방 티비에 비춰질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적지 않은 미국인들이 그들의 실체를 짐작할 것이다. "한심한 인종들"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어떤 스킨헤드족은 "하하, 역시 유색인종들은 한심해"라며 지나가는 바나나들에게 주먹질을 할 지도 모른다.
정말 외국에 나가있는 한국인들의 범죄 행위들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수치스럽고 미안하다고 생각한다면 동남아에서 여성들을 유혹해 성 노리개로 삼은 뒤 임신하면 버리고 도망가 버리는 한국 남성들의 국제적인 마초행각에 대해 사과하는게 먼저이다. 조승희는 그나마 미국 영주권자였지만 그 마초들은 그냥 '한국인'일 뿐이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