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0/06'에 해당되는 글 3건

[야야]테라 문 열었다! :: 2010/06/16 16:11

일단 보시죠.




이런 건 박수 쳐줘야 합니다. ㅠㅠ 짝짝~~~~~~


* 상황 설명
새로 밥 얻어 먹으러 오기 시작한 고양이에게 먹일 사료를 발코니에 놓아 두고 발코니로 통하는 문을 잠궈놓은 상황. 저 문은 잠그지 않으면 다시 열림. 밖에 사료를 놓아 두면 사료 냄새 때문인지 아니면 그 고양이의 낌새를 눈치채서인지 내보내 달라고 아우성. 저거 찍기 하루 전날 테라가 문 여는 장면을 목격. 그 다음날 카메라를 옆에두고 대기 하다가 드디어 촬영 성공. 아... 남들 한번씩 다 본다는 고양이 문 열기... 이제서야 봤습니다. (아, 물론 서랍이나 그냥 아래 틈으로 앞발 넣어서 당기면 열리는 그런 문 열기는 제외)

** 테라의 문 열기 도전 역사
제일 처음 목격한 때는 한국에서의 2002년 어느날. 틈만 나면 밖에 나가고 싶어하던 테라였지만 하인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서 맨날 좌절. 그러던 중 어느날 현관문 옆의 신발장에 올라가서 양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돌리는 것이 아니던가! 비록 실패했지만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에 만족. 그 이후 다양한 문에 도전했지만 항상 한번만 시도해보고 안되면 쿨하게 포기하는 테라의 성격 때문에 매번 마지막 단계에서 좌절. 처음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거의 8년만. 감격, 감격, 감격, 감격~~~~~~.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서 꺽꺽~ 거리고 있는 제 목소리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맨 마지막에.

*** 테라가 제자리에서 삼연속 앞구르기 하는 것도 언젠가 찍어야 하는데 요즘 잘 안보여준다. 꾸냥이 옷장 서랍 당겨서 여는 것도 찍어야 하는데.

2010/06/16 16:11 2010/06/16 16:11

[야야]고양이들이 하나 둘... :: 2010/06/16 04:46

지난번에 그 까만 고양이한테 밥 주기 시작했을 때, 주변에 고양이가 몇 마리 더 있었습니다. 하나 둘 얼굴을 익혀가기 시작했죠. 특히 그 중 한 녀석은 저희 집 발코니에 먹을게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집 주변에서 자주 서성이곤 하더군요. 한번은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그녀석이 발코니 주변에서 한참을 주춤거리다가 조심스레 올라가는 걸 봤습니다. 궁금해서 발코니 가까이로 가서 쳐다봤더니 눈이 마주치자 줄행랑. 아마 그런식으로 까만 고양이가 먹고 남긴 걸 얻어 먹었거나... 어쩌면 까만 녀석 먹으라고 준 걸 그 녀석이 다 뺏어 먹은걸지도. 그녀석은 이 근방에서 오랫동안 돌아다니는 녀석 같았습니다. 길고양이 인데 주변에서 밥을 얻어먹고 다니거나, 아니면 풀어 놓고 기르는 주인이 있다거나. 어쨌든 완전히 길냥이는 아닌 녀석.

한번은 집에 밤 늦게 돌아오다가 목격했는데, 이녀석은 발코니 난간 위에 앉아 있고 꾸냥이, 테라는 그 아래에 자리잡고 서로 째려보며 대치하고 있더군요. 별로 주눅 들지 않고 한참을 그러다가 저희를 발견하고서야 줄행랑.

이녀석 성격이 좋다면, 그리고 주인 없는게 맞다면 지난번 까만녀석 처럼 동물보호단체에 데려다 주겠지만... 붙임성이 영 없습니다. 창 밖에 묘기척(?)이 보여서 내다보면 창문을 통해 눈이 마주치는 것 만으로도 겁 먹고 도망가기 바쁘고.

그렇게 얼굴 한번 제대로 쳐다보기도 어려운 녀석이라, 밥 먹으러 왔을 때 몰래 겨우 사진 한번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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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만 보여주네요. 지난번에 까만 녀석 먹이려고 샀다가 한참 남아 있던 사료를 줬습니다. 일부러 고급 사료 산건데... 호강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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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면 낼름 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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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 눈 마주쳤네.

바로 도망갈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좀 쳐다보다 가네요. 그래도 밥 몇번 얻어 먹었다고 알아보는 건가?

요즘은 가끔 밤에 와서 울기도 합니다. 그 까만 녀석 만큼은 아닌데 저 왔다는 신호를 하는 정도로만 살짝. 그래서 사료 들고 나가면 또 도망치고 없고... 아침에 나가봤을 때 그릇이 비워 있는 걸 보면 먹긴 먹는 듯. 저 녀석이 먹었는지 또 딴 녀석이 먹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제는 저녁 때 발코니 난간에 앉아 있는 녀석과 창문을 사이에 두고 한참을 서로 바라보기 까지 했었습니다. 문을 열고 나가니 바로 도망쳤지만.

일단, 하루에 한번 정도만 사료를 주면서 두고 보기로 했습니다.

지가 더 좋은 곳에 갈 운명이면 알아서 사람한테 앵기겠죠. 하긴, 가끔 발코니 열려 있을 때 슬금슬금 들어오곤 했었죠. 갑자기 꾸냥이가 낮게 소리를 내길래 돌아보면 그녀석이 발코니 문 통해 몇 걸음 들어온 상태에서 사람이 돌아보자 마자 줄행랑. 어디 좋은 집 가고 싶으면 들어와서 앵기렴.

2010/06/16 04:46 2010/06/16 04:46

[야야]며칠 동안 있었던 심난한 일 :: 2010/06/03 14:53

2~3주 전 쯤.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날씬한 몸매의 수컷 검은 고양이. 목에는 빨간색 목걸이를 하고 있었고 아파트 주변을 돌아다니며 시끄럽게 울어대는 수다스러운 녀석이었죠.

며칠 관찰해보니 이 녀석 하루의 대부분을 밖에서 돌아다니는 듯 했습니다. 그래도 목걸이도 있고 사람도 안 무서워 하는걸 보니 이 근처 누군가가 좀 풀어놓고 기르는 고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더 지나고, 이녀석 볼 때마다 아는척을 좀 했더니 저희집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그 탓에 꾸냥이와 테라는 초긴장 상태. 아래 사진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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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녀석, 아래 사진처럼 발코니에 훌쩍 올라와서 시간을 보내다 가곤 했습니다. 빽빽 소리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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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계속 이런식으로 반복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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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가 헷갈리는데... 아무튼 언제쯤인가부터 이녀석 집이 없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밤에 뒤를 밟아 봤습니다. 어느 집에 들어가면 집 잃은 고양이가 아닐테니. 집에 들어가는 것까지는 못봤는데 어느 아파트 계단 위로 거침없이 걸어 올라가는 걸 보고서는 그쪽 어딘가가 집이려니 생각하고 안심했었죠.


그런데 며칠 있다가 집 안에까지 들어와 버렸습니다. 이 동네 미쿡 고양이들이 저희집에 침입했던 적은 가끔 있었는데, 이녀석은 다른 녀석들과 틀리더군요. 대부분 저희집 고양이들한테 쫓겨 도망갔었는데 이 녀석은 기죽지 않고 그냥 돌아다닙니다. 오히려 테라와 꾸냥이가 뒤로 주춤주춤 하면서 숨는 상황.

들어왔다가 저희가 내보내거나 스스로 나가곤 하던 일이 한두번 반복된 이후, 이녀석이 이번에는 꾸냥이랑 테라 밥까지 훔쳐 먹더군요. 그러지 말라고 말리고 내보냈더니 조금 있다 기회를 봐서 또 들어와서는 바로 밥그릇 있던 곳을 뒤집니다. 이때부터 또다시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 사는 곳에 들어오고 싶어하고 배가 고프다? 집 잃은 고양이가 맞을지도.


그래서 일단 밥을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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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인데도 잘 먹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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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녀석 사실 무척 시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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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한두번 정도 밥을 줬습니다. 집안에 들이면 무척 시끄러워지기 때문에 항상 밖에서 줬죠. 이제 이녀석 주인이 있는지 정말로 확인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뒤도 몇번 더 밟아 보고 심지어 목걸이에 고리를 걸어서 메모를 남기기까지 했습니다. 당신이 주인이면 이름표라도 달아주라고. 그 다음날 안보이더군요. 안심했습니다. 주인이 외출금지령이라도 내렸나보다 싶었었죠.

하지만 그 다음날 아침 또다시 빽빽 울면서 나타났는데... 메모가 그대로 남아있더군요. 축 젖은체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집안에 잠깐 들여서 밥 조금 먹이고 다시 내보내곤 했는데... 이녀석 밤새도록 저희집 주변을 떠나지 않고 들여보내달라고 울더군요. 심지어 저희집 침실 창틀에까지 올라와서. ㅠㅠ

그 다음날 결심을 했습니다. 이 아파트에서 고양이는 두마리까지만 데리고 있을 수 있으니 예전 라라에 처럼 거둬줄 수는 없었습니다. 며칠만 데리고 있으면서 새주인 찾아주기로 했습니다. 아, 주인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하고 있던 목걸이가 무척 작아서 아마도 어릴때 해준 것 같았거든요. 무척 오래되어서 심하게 파손된 상태였고요. 아마도 누가 버린것 같았습니다. 미국에서도 이사가거나 하면서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주변 미국인들한테도 물어보니 이런 경우 몇몇 동물보호 단체에 보내주라고 하더군요. 그쪽에서 보호하면서 주인을 찾아줄수도 있고 주인 못 찾으면 새 가정에 입양 보낸다고. 하지만 입양율도 걱정이고 안락사 걱정도 되고 해서 일단 며칠간 데리고 있으면서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 입양처를 찾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하루밤 데리고 잤는데...

그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 마자 바로 동물보호 단체에 데려다 주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왜냐 하면,



일단 집에 들여보냈더니 무척 마음에 들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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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푸덕 누워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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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잘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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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찬바닥에 누워있는게 신경 쓰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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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저렇게 잘 지냈습니다. 꼭 투스리스같네요.


문제는... 이녀석 남의집에 왔으면 주인댁 고양이들한테 기죽어 살아야 할텐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것.

계속 꾸냥이와 테라를 쫓아다닙니다. 안방에 두 고양이를 격리시켜놨더니 안방 문 앞에 죽치고 앉아서 열어달라고 울어댑니다. 열어주면 쫓아가서 싸움을 걸고요. 특히 테라가 많이 당하더군요. 거리를 두고 앉아 있으면 테라가 웅~ 학~ 거리면서 위협을 하고 이녀석은 조용히 앉아 있다가 앵~ 하면서 위협하듯이 상체를 앞으로 쭉 뺍니다.



이런식으로 정말 끈덕지게 조금씩 거리를 좁히는 방식으로 테라를 몰아가더군요. 이걸 말려도 소용이 없고 따로 격리시키면 더 시끄럽고... 어찌할 줄 몰라서 조용해지길 기다리고 있는데 침대 아래에서 투다닥~ 하면서 난리가 났더군요. 테라랑 둘이 드디어 붙었나 봅니다. 하지만 테라는 곧 도망치고.... 바로 그 순간!

거리를 두고 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꾸냥!

총알같이 튀어 나가서 이 버릇없는 업둥이 녀석을 제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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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야... 꾸냥이가 참 대견해 보이더라고요. 막상 테라하고 사이는 안 좋지만 테라가 된통 당하는 걸 보고 있을 수는 없었나 봅니다. (어쩌면 단지 시끄럽게 구는게 마음에 안들어서 였을지도 모르지만) 꾸냥이의 기세에 눌렸는지 이 업둥이 녀석도 좀 조용해 졌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녀석의 끈질기고 우직한(?) 공세에 밀린 나머지 꾸냥이도 조금씩 주춤거리고 말더군요. (혹시 저녀석 발정난건가? 그래서 덥치려고? 발정난 고양이를 언제 키워봤어야 알지.)

아무튼 이렇게 하루밤을 지내고 나니 도저히 이녀석을 데리고 있을 자신이 없어져서 다시 이것 저것 검색을 해봤습니다. 이 지역에서 상당히 규모가 큰 동물보호 단체가 있던데 입양율이 작년에 고양이의 경우 95%였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미국 전체 평균은 20%. 안락사도 심각한 질병이 있는 경우 아니면 거의 안 시킨다고. 다만 성묘는 입양되기가 어렵다는 경고가 써있긴 했지만 입양율이 높으니 안심할 수 있겠다 싶어서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데리고 갔습니다.


거기가서 못볼 걸 좀 봤네요. 저희가 이 고양이를 데리고 간 부서에서 주로 담당하는 일이.... 사람들이 기르다가 포기한 동물들을 받아주는 곳이었습니다. 이런 비참한 일을 계속 감당해야 해서 인지 담당자는 상당히 싸늘하더군요. 사방에는 너희가 동물을 여기다 맡기고 간다고 해서 모두 입양되리라는 보장을 못한다는 경고문이 여기 저기 붙어 있었습니다. 사무실 바로 뒤에는 아마 검사소처럼 보이는 공간과 철장들이 보였고요. 담당자 태도나 경고문, 주위 환경이 내뿜는 분위기가... "당신들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오"라고 절규하는 듯 하달까.

저희가 갔을 때 이미 한 사람이 얼핏 봐도 상태 안 좋은 강아지를 데리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가난해 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옷차림새를 보니 잘 사는 것 같더군요. 여기에다가 동물을 넘기는데에 필요한 비용은 단 25불. 25불이면 너무 싸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너무 비싸면 사람들이 그냥 아무데나 버릴 수도 있으니 너무 비싸면 또 안되겠죠. 아무튼 그 아주머니... 100불 짜리 지폐를 주고 거스름돈을 다 받아갔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늙거나 병든 동물 안락사도 해줍니다. 비용은 75불. 설마, 멀쩡한 동물을 돈 낸다고 안락사 시켜주진 않겠죠.

아무튼, 저희 차례를 기다리는데 이번에는 어떤 사람이 커다란 고양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저희가 데려온 업둥이를 맡기긴 위한 서류를 작성하던 중에 담당자가 그분한테 어떻게 왔냐고 물으니 고양이가 많이 아픈데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더이상 돌봐주기 어렵다, 미안하다면서 울먹이더군요.

저희는 고양이를 포기하는게 아니라 길 잃은 고양이를 데려다 준 것이라서 요금을 안 받더군요. 하지만 마음이 좀 불편해서 기부를 하고 돌아나왔습니다. 돌아나오는 와중에도 역시 경제적 부담을 걱정 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부부가 무척 커다랗고 멀쩡해 보이는 개 두마리를 끌고 들어오는 모습을 봤습니다. 여러모로... 충격적인 장면들이었습니다. 이렇게 받아주는 것이 차라리 나은 건지...



그렇게 막상 데려다 주고 돌아오니 자꾸 눈에 밟히는 군요. 테라가 슥 지나자면 테라 털색이 어두워서인지 그녀석으로 보이기도 하고... 여기 저기서 시커먼 그림자만 보였다 하면 그녀석 생각이 자꾸 나네요. 하필 까만 고양이라 라라에 생각도 나고.

뭐.... 입양율도 높다니까... 게다가 이녀석 사람을 무척 좋아해서 집에 들어온지 몇시간 만에 기차 화통 삶아먹은 듯한 고르릉 소리를 내면서 사람한테 부비거릴 정도니까.... 잘 입양되겠죠. 신경쓰면 마음만 아프니 좋은 주인 만날것이라 믿고 잊을 생각입니다.












2010/06/03 14:53 2010/06/03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