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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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의 고양이들 :: 2016/09/0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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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계일주(?) 끝내고 한국으로

2016/09/02 00:47 2016/09/02 00:47

요즘 고양이들~ :: 2012/06/24 11:03

귀차니즘 극복을 위해서는 일단 고양이들 사진을 올리는게 특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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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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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집 고양이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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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저 그물은 고양이들 탈출 방지용.

가운데를 열 수 있게 해서 가끔씩 산책할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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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중인 테라. 미국에 있을 때보다 산책 반경이 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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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중이던 턱시도

2012/06/24 11:03 2012/06/24 11:03

꾸냥이가 돌아왔습니다~~~ :: 2011/10/11 03:29

얘기하면 사연이 긴데, 정확히 6일전 오후 5~8시 쯤에 꾸냥이를 잃어버렸습니다. 미국에서 하듯이 베란다 문을 조금 열어놓고 장보러 나갔었는데 문이 닫히지 않도록 해놓지 않는 실수를 했었죠. 집에 돌아와보니 베란다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였더라면 이런 경우라 해도 어디 멀리 안가고 집 근처에 있었을 텐데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멀리 안갔을테고 조만간 돌아오겠지 싶었는데 전혀 소식이 없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테라와 함께 집을 나가봤더니 테라가 옆집과 그 옆집으로 부리나케 들어갔다가 그 집 고양이한테 쫓겨나오는 걸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집들을 중심으로 이름 부르며 새벽 까지 찾아다녔지만 아무 흔적도 못 찾았습니다.

그다음날 새벽 일찍 학교에 가서 일단 영어로 된 실종 전단지를 만들어서 집주변에 부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아침까지 기다려서 등교하는 독일 대학원생에게 부탁해서 주변에 있는 고양이 쉘터에 전화해서 실종신고를 했고요. 이때 독일어 전단지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이 날 오전에 비자 연장 인터뷰가 잡혀 있어서 꾸냥이 수색은 잠시 중단. 오후에 돌아와서는 학교도 땡땡이 치고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가까운데에 있던 동물병원 두군데에 가서 전단지를 주고 왔었습니다. 동물병원에서 경찰서에도 가보라길래 힘들게 찾아갔더니, 동물 실종되었다고 여길 왜 찾아 오냐는 표정이더군요. 그래도 말도 못하는 외국인이 불쌍했던지 동물보호 단체 주소를 알려줬습니다. 알고 보니 이미 아침에 연락했던 쉘터였지만.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손전등 두개를 사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자 마자 밖에서 찾아 다니던 테라네가 동네 아주머니로부터 전날 저녁, 즉 꾸냥이가 집나간 바로 그날 저녁때 집 주변에서 저희가 장보러 걸어갔던 방향으로 뛰어가던 꾸냥이를 봤다는 목격담을 들고 왔습니다. 바로 튀어나가서 찾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자전거를 타고 있던 어떤 여자아이가 저에게 다가오더군요. 제 얼굴을 보고는 자전거에서 내리면서 독일어로 말하는데 아마도 꾸냥이를 봤다는 얘기인 듯 싶었습니다. 그 아이는 영어를 못하고 저는 독일어를 못하는데 어떻게 알아먹었는지는 모르겠네요. 한가지 단어를 알아들었는데, 장보러 갔던 마트와 저희 집의 정확히 중간쯤에 있는 상점에서 꾸냥이를 봤다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서로 더이상 말을 못하고 있어서 가지고 있던 스마트 폰에 지도를 열어서 보여줬더니 그 상점에서 좀 더 집에 가까운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더군요. 그래서 급히 달려갔습니다.

이때 한가지 실수를 했습니다. 제 스마트폰에 독일어 번역기가 있었으니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언제 목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을텐데 너무 흥분해서 그냥 달려 나갔다는 겁니다.


교훈 1. 고양이 목격자를 만나면 절대로 흥분하지 말고 물어봐야 할 것을 꼭 물어볼 것!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언제, 어디서 목격했으며 고양이가 어디로 향하고 있었는지.


그래서 저는 그 지역으로 급히 달려가고 테라네는 천천히 걸어오면서 혹시 중간에 있을지 찾아보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몇시간을 헤매도 찾지 못하고 결국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그날 자정까지 다시 돌아다니면서 전단지를 붙이고 다녔었습니다.


교훈 2. 전단지를 전봇대에 붙일때에는 스카치 테이프를 한바퀴 둘러서 감을 것. 안그러면 비, 바람 때문에 떨어지기 쉽습니다. 최적의 장소는 나무. 빗물을 피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몇시간 동안 탐색도 소용 없이 돌아와서 미국 떠나기 전에 꾸냥이 몸에 삽입한 마이크로 칩 번호를 독일에 등록했습니다. 미국에 등록했었는데 독일에서는 따로 또 등록해야 되더군요. 독일 입국을 위해 필요했던 마이크로 칩, 각종 증명서 등을 입국 심사에서 단 한번도 확인을 안하길래 돈 낭비했다고 투덜거렸었는데 그래도 마이크로 칩을 삽입해주고 온 건 잘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독일의 마이크로칩 등록 사이트의 사례들을 번역해 읽어보니 그래도 마이크로 칩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발견된 경우 쉽게 찾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며칠만에 찾는 경우도 있고 몇주, 몇달만에 찾는 경우도 있는데 대개는 다른 사람이 발견해서 병원에 데려갔다가 마이크로 칩의 정보를 스캔해서 반려인을 알아낸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기는 동물들에게 호의적이고 마이크로칩이 보편화 되어 있다보니 몇개월이 지나서라도 사람에게 발견되면 언젠가는 집에 돌아올 수 있겠다고 믿었습니다.
이때 쯤 되어서 꾸냥이가 왜 집을 나갔는지에 대해 대충 추측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독일에 도착하자 마자 약 일주일을 여기서 같이 지냈고 사정이 있어서 저희는 다른 집에서 2주 정도를 더 지내고 그동안 꾸냥이와 테라는 근처의 친구 집에 탁묘를 맡겼었습니다. 이때 새롭게 알게 된게 있었는데, 저희가 이 친구집을 가끔씩 방문해서 하룻밤씩 지내고 올 때에는 꾸냥이가 겁도 없이 탐색도 하고 외출도 하는 등 아주 활발히 지냈는데 저희가 집에 없으면 기가 죽은 듯이 방에서 나오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테라는 친구에게도 다가워서 애교도 부리고 했는데 말이죠. 그리고는 이 집으로 다시 돌아온지 딱 이틀만에 이 일이 터졌습니다. 꾸냥이가 처음 목격되었을 때 저희가 장보러 가던 마트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고 했었고, 두번째 목격되었을 때에는 마트 가는길 중간에 있는 상점 주변에 있었다고 했었습니다. 이 상점을 가려면 꽤 큰 길을 하나 건너야 합니다. 아마도... 아직 이 집이 우리집이라는 인식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잠시 나갔다 돌아오니 문이 닫혀 있었고 저희는 어딘가로 사라진 상황. 아마도 또 헤어져 있기 싫어서 이번에는 저희를 따라 가야 겠다고 생각하고 급히 저희를 찾아 따라 나섰던게 아닐런지... 추측입니다.

어쨌든 그리고는 며칠 동안을 계속 수색하면서 지냈습니다. 아예 휴가를 받아볼까 했는데 처음 6개월간은 휴가를 받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사흘전부터 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한가지 이번에 알아낸게, 고양이들의 경우 물이 없으면 사람보다 더 빨리 죽음에 이르게 되지만 물만이라도 있다면 사람보다 더 오래 버틴다고 합니다. 고양이는 사막 출신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어쨌든 사흘쯤 지나니 꾸냥이가 기력이 딸릴 것이 걱정되었습니다. 여기는 아침마다 이슬도 맺히고 비도 간간히 오는데다가 집들에 연못이 있는 정원이 딸려있는 곳이 많아서 물은 충분히 마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동물보호단체가 주기적으로 와서 길냥이들을 포획하다가 불임 수술후 방생해서 꾸준히 돌보는 곳이다 보니 길냥이도 거의 없었습니다. (아쉽게도 요즘은 길냥이 포획을 안하느 시기더군요. 차라리 단체 사람들에게 잡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러니 길냥이들에게 밥주는 사람도 거의 없을테고 그래서 꾸냥이가 밥을 얻어먹을 곳이 없지 않을까 걱정되더군요. 그래서 목격담을 염두에 두고 이 지역을 꾸준히 돌아다니면서 고양이가 움직일 만한 경로를 추정해 봤습니다. 처음에는 감이 없었는데 이 동네를 여러번 돌아 다니면서 고양이들 시선으로 파악하려 노력해 보니 어디가 고양이들이 있기에 안전하고 편한 곳일지, 길을 건넌다면 어느쯤에서 어느 방향으로 건널지 대충 감이 잡히더군요. 물론 이 추정이 맞았는지는 알아낼 길이 없지만. 어쨌든 이렇게 머리를 굴려서 꾸냥이가 다닐만한 길에 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밥을 줬습니다. 추정된 경로들을 따라 총 20여개의 밥그릇을 놓았습니다. 밥만 준건 아니고 지도에 밥 준 위치를 표시하고 몇시간 간격으로 나가서 어느지점 밥그릇이 언제 비워졌는지를 파악했습니다. 이렇게 하루 정도 지나니 밥이 주로 사라지는 지점들이 한줄로 연결되더군요. 그리고 좀더 지나보니 어느 지점의 밥들이 언제 사라지는지가 파악되었습니다. 집냥이들이 외출을 나간다 해도 아마 새벽에 내보내는 일은 드물것이다 보니 아마 새벽에 사라진 밥들은 길냥이들이 먹었을 가능성이 높고 그동안 길냥이들을 거의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밥들은 아마 꾸냥이가 먹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자정 전에 밥을 놓고 새벽에 나가서 잠복하기로 했었습니다. 밥먹으로 꾸냥이가 다가올 때 잡아보려는 생각이었죠. 참, 밥을 주기 시작한 즈음에 목격자를 한명 더 만났습니다. 아빠와 함께 집에 들어가던 아이였습니다. 전단지를 아버지에게 보여주며 영어로 말을 걸었는데 친절하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관심을 가져주시더군요.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고 심지어 알아봐 주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더듬더듬 영어로 우리도 고양이가 있어서 어떻게 느낄지 안다고 말해주시는 분도 계셨고, 자기도 젖소 고양이 있다고 힘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죠. 번화가에서도 여러번 전단지를 붙이고 다녔기 때문에 알아보셨나 봅니다. 어쨌든, 그 아이 아버지와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처음에는 전단지를 스스로 가져가서 유심히 보더군요. 하지만 봤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아버지와 대화 몇마디를 나누고 돌아섰을때 였습니다. 아이와 아버지가 집으로 들어가다가 아이가 갑자기 몇마디를 하더군요. 그리고는 아이 아버지가 저를 불러세우더니 아이가 이제 기억이 나는데 저희집 주변의 다른집 정원에서 달려가는 꾸냥이를 본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겠고 이삼일 전인것 같다고요.


교훈 3. 주변 주민들에게 물어보십시오. 사실 관련 사이트들 정보를 살펴보면 전단지는 의외로 큰 도움은 안된다고 합니다. 전단지를 유심히 안보는 사람도 많고 혹시나 잃어버린 고양이와 비슷한 고양이를 봤더라도 어지간해서는 잘 안 알려준다고 하더군요. 저희가 만난 세명의 목격자도 저희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었습니다.


교훈 4. 아이들에게 물어보십시오. 아이들이 동네의 동물들을 더 자주 목격한다고 합니다. 저희도 목격자 세명 중 두명이 아이들 이었습니다.


목격담을 종합해보면 첫날과 둘째날 까지는 낮에도 돌아다닌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밤이나 새벽에 밖에 다니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 이후에는 목격담이 전혀 없는 것을 보니 아마도 꾸냥이가 상황에 익숙해진 이후 부터는 숨어 다니기 시작한게 아닐까 싶더군요.

아무튼 계획한 대로 자정 이전에 밥을 놓아서 집냥이들이 밥을 먹지 못하게 한 이후에 새벽에 나가서 꾸냥이가 밥 주변으로 오는걸 찾아내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만 하필 비가 오더군요. 밥을 주기 시작한 첫날과 둘째날 비워진 밥그릇들의 위치를 비교해보면 집쪽으로 아주 약간 더 가깝게 온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 밥들을 대부분 꾸냥이가 먹었다는 전제하에.

그리고 오늘 아침, 또 한걸음 집쪽에 가까워져 있더군요. 물론 꾸냥이가 그 밥들을 진짜로 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자정 이전에 나가서 밥을 놓기로 하고 날씨를 확인해 보니 오늘 새벽에는 비가 안올 것 같았습니다. 좋은 기회라 생각했죠. 저희도 많이 힘들어지고 있었고 이제 일주일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하니 심리적으로도 불안감이 극에 달해 있었습니다. 뭔가 해결책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학교 가서 일을 못하게 되더라도 새벽에 나가서 잠복하기로 마음을 굳게 먹고 있었습니다. 오후에 점검해보니 지난 이틀과 마찬가지로 집에서 한블럭 떨어진 지점까지의 밥그릇은 거의 다 비워져 있었고 그곳에서 집 앞 까지의 밥그릇들은 여전히 가득차 있는 상태였는데 딱 한가지 집 앞 바로 앞의 밥그릇이 비워져 있었습니다. 여기다 밥을 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정도까지 오면 알아서 찾아오겠거니 싶었었거든요.

그리고 저녁 8시쯤, 이제 밥을 준비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을 때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그동안 단 한통의 제보 전화도 없었고 이메일도 없었어서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초인종이 울리면 게임은 끝난다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달음에 달려나갔더니 어떤 나이 지긋한 독일 아주머니 한분이 독일어로 뭐라 설명하시더군요. 독일어를 못한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분도 어쩔 줄 몰라하셨습니다. 그때 때마침 젊은 사람이 지나가길래 다짜고자 불러 세워서 영어 할 수 있냐고, 가능하면 통역 좀 해달라 말했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저희가 찾던 방향과 정 반대 방향으로 저희 집에서 세번째 집에 사시는 분이었고 며칠만에 지하실에 들어가 보니 고양이 한마리가 있는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테라네가 먼저 달려나가고 저는 집으로 다시 들어가서 손전등과 케이지를 들고 따라갔습니다.

참, 이분 집은 저희가 찾던 위치 반대쪽에 있었죠. 이분이 저희 집까지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은 그쪽에도 저희가 전단지를 붙여놨었기 때문일 겁니다. 주소와 연락처를 포함해서.


교훈 5. 전단지는 최대한 많이 촘촘하게 붙일 것. 설사 고양이가 여기로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되는 곳에도 혹시 모르니 시간 내서 몇장씩 붙입시다.


아주머니가 안내하는데로 지하실로 갔더니... 거기에 있었습니다. 우는 소리가 들리는 곳을 살펴보니 찬장 뒤쪽에 숨어 있더군요. 이녀석... 울긴 우는데 나오지는 않더군요. 겁을 먹고 계속 도망치려 했습니다. 겨우 겨우 붙잡아서 케이지에 넣고 아주머니한테 고맙다고... 물론 말은 안통하지만 계속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아주머니가 저희에게 보여주셨는데 지하실 위쪽에 작은 창이 있고 아마 그리로 들어왔었나 봅니다. 계속 거기에 숨어 있었는지, 아니면 들락거리면서 저희가 준 밥을 먹고 다녔는지, 이 집 저 집을 돌아다녔는지는 알 수 가 없었습니다. 다만 비워져 있는 밥그릇의 위치가 조금씩 가까워 졌다는 점과 가장 가까운 밥그릇이 비워져 있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정확한 집 위치는 몰랐지만 우리를 따라 나와서 쫓아 달려나간 지점까지의 거리와 대충의 방향은 알고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집 근처 어디까지는 돌아와서 헤매고 있었던게 아니었을런지.

그렇게 돌아온 꾸냥이는 기죽은 모습도 하나도 없이 밥 두 그릇을 순신각에 해치우고 몸에서 휘톤치트 냄새를 풀풀 풍기며 (때도 좀 꼈지만)폭풍 꾹꾹이 한참 하고 자고 있습니다. 쉽게 잠들지는 못하고 꾹꾹이 하다가 주변을 살피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네요. 평소에는 꾹꾹이 하다가 금방 잠드는데 눈도 크게 뜨고 있고요. 지금은 자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일 나가서 전단지들 다 떼어내고 다시 독일 적응을 위한 생활로 돌아가야 겠습니다. 독일에서는 집 발코니에 고양이 탈출 방지용 모기장 비슷한 것을 설치하던데 저희도 이걸 사다가 설치해야 겠습니다. 적어도 꾸냥이가 이 집에 완전히 적응할때까지라도. 참, 실종 신고를 올렸던 각 사이트들에도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다고 다시 알렸습니다. 꼭 알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어느 사이트에서는 고양이 돌아온 걸 축하한다면서 기부 하면 좋겠다고 하네요. 기분 좋은 마음으로 쬐끔 기부도 했습니다.

아래는 지난 6일간 꾸냥이 찾아 다니다가 찍은 사진들 입니다. 밥 준 위치를 기록하려고 카메라 들고 다녔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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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냥이 찾는다는 전단지. 맨 위에 뭐라고 써있죠. 번역기로 검색해보니 첫번째 단어는 "찾았다"는 뜻이더군요. 흥분되는 마음으로 두번째 문장을 번역해보니... "되게 맛있었다" 였습니다. 욕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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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골목에 전단지 붙이러 들어갔었는데 고개를 돌려보니 집냥이 한녀석이 마실 나와서 소리도 없이 제 뒤에 서 있었습니다. 아는척 하니 달려와서 부비 부비를 하더군요. 위치로 보건데 이녀석은 어쩌면 꾸냥이를 만났었을지도..


아래는 꾸냥이 실종 이틀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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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하필 실종 직전에 목걸이도 빼주는 악재가 겹치기 까지... ㅡ,.ㅡ

동물용 GPS가 필요해...

2011/10/11 03:29 2011/10/11 03:29

장기 심해 잠수 중 :: 2010/11/10 03:58

무척 바쁜 관계로 오랫 동안 블로그를 방치해 왔습니다.

당분간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기에 앞으로도 한동안은 계속 이런 상황일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만, 댓글은 물론이고 고양이 관련 질문글에도 당분간은 답변을 못 드릴 것 같습니다.



블로그 첫화면을 이런 글로 남겨 놓는 건 아쉬우니...



추워지기 전에 찍은 사진들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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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사이가 안 좋은 두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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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곳에 부비부비 중인 꾸냥. 부벼지긴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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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개와 눈 마주친 것 같은 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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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지켜보고 있던 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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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발코니 쯤은 수시로 정복하시는 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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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물어봐 주신 nonsugar님 감사합니다. 다른 분들이 걱정할 수 있다는 걸 미쳐 생각 못했네요.

2010/11/10 03:58 2010/11/10 03:58

[야야]어, 우리집 고양이다! :: 2010/08/07 15:49

어느날 해질 무렵에 집으로 돌아오는데, 저 멀리서 고양이 한마리가 낮은 포복으로 걸어가고 있는 걸 발견.

"어, 고양이다!"

.
.
.
.
.
.

"어? 우리집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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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냥이.

 한국에서라면 기겁했을 장면이지만 이제는 익숙한 장면.
창문을 살짝 열어놓고 다니기 때문에 귀가길에 종종 우리집 고양이들을 만나곤 합니다.




해질 무렵이라 어둑어둑한테 가지고 있던 디카의 ISO를 최고로 올려서 찍었더니 그래도 찍히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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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는 안 들어갔으면 해서 사진 찍자마자 달려가서 말렸습니다. 다행히 쿨하게 포기해주던 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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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아쉬운 듯.


2010/08/07 15:49 2010/08/07 15:49

[야야]테라 지난 6월 :: 2010/08/07 14:49

예~~~전에 소개한 적 있던 스크래치 라운지라는 물건.

얼마전에 이 동네 가게에서 발견하고 사왔습니다.

아래는 테라의 반응.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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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서 안 나옴. ㅋㅋ





앞구르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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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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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다 굴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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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첫날의 열광적인 반응은 캣닢 때문인 듯. 물론 요즘도 테라는 한번 들어가면 한참을 안 떠나고 저기서 자다가, 뒹굴다가, 발톱 긁다가를 반복하고 있긴 합니다. 좌우의 구조물 덕에 꽉 낑기는게 좋은 듯. ^^

그런데 신기한게, 테라는 캣닢에 대한 반응이 열광적인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 이렇게 좋아하는 건 처음 봄.





아래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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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7 14:49 2010/08/07 14:49

[야야]올 여름의 고양이들 :: 2010/07/15 08:11

일단 시작은 따로 올리기 애매해서 여기에 껴 놓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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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넣어서 만든 모카 혹은 라떼와 와플.






오늘의 주인공은 꾸냥인데... 테라가 빠지면 서운하니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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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꾸냥이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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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사진은 같은 사진들이 아닙니다. 연속적으로 지나가는 차를 구경하고 있는 꾸냥.
이제 별로 안 무서워 함.
커다란 공사 차량이 굉음을 내며 지나다고 창가에 누워서 편안하게 자는 경지까지 이른 꾸냥.

이제 차 타는 연습도 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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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해 보이는 표정... 차는 하나도 안 무섭다는 건가?

오른쪽 목 아래에 보이는 붉은색은 새로 사준 싸구려 목걸이에서 묻은 것. 그래서 새거 하나 더 사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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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 옮겨가며 담력 시험이라도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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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는 낯선 사람이 지나가다가 길 한 가운데에 서있는 꾸냥이를 발견하고 손을 뻗어 만지려고 하는데에도 안 도망가고 있었음. 나중에 결국 사슴처럼 풀쩍풀쩍 뛰어서 도망가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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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2010/07/15 08:11 2010/07/15 08:11

[야야]테라 문 열었다! :: 2010/06/16 16:11

일단 보시죠.




이런 건 박수 쳐줘야 합니다. ㅠㅠ 짝짝~~~~~~


* 상황 설명
새로 밥 얻어 먹으러 오기 시작한 고양이에게 먹일 사료를 발코니에 놓아 두고 발코니로 통하는 문을 잠궈놓은 상황. 저 문은 잠그지 않으면 다시 열림. 밖에 사료를 놓아 두면 사료 냄새 때문인지 아니면 그 고양이의 낌새를 눈치채서인지 내보내 달라고 아우성. 저거 찍기 하루 전날 테라가 문 여는 장면을 목격. 그 다음날 카메라를 옆에두고 대기 하다가 드디어 촬영 성공. 아... 남들 한번씩 다 본다는 고양이 문 열기... 이제서야 봤습니다. (아, 물론 서랍이나 그냥 아래 틈으로 앞발 넣어서 당기면 열리는 그런 문 열기는 제외)

** 테라의 문 열기 도전 역사
제일 처음 목격한 때는 한국에서의 2002년 어느날. 틈만 나면 밖에 나가고 싶어하던 테라였지만 하인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서 맨날 좌절. 그러던 중 어느날 현관문 옆의 신발장에 올라가서 양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돌리는 것이 아니던가! 비록 실패했지만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에 만족. 그 이후 다양한 문에 도전했지만 항상 한번만 시도해보고 안되면 쿨하게 포기하는 테라의 성격 때문에 매번 마지막 단계에서 좌절. 처음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거의 8년만. 감격, 감격, 감격, 감격~~~~~~.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서 꺽꺽~ 거리고 있는 제 목소리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맨 마지막에.

*** 테라가 제자리에서 삼연속 앞구르기 하는 것도 언젠가 찍어야 하는데 요즘 잘 안보여준다. 꾸냥이 옷장 서랍 당겨서 여는 것도 찍어야 하는데.

2010/06/16 16:11 2010/06/16 16:11

[야야]고양이들이 하나 둘... :: 2010/06/16 04:46

지난번에 그 까만 고양이한테 밥 주기 시작했을 때, 주변에 고양이가 몇 마리 더 있었습니다. 하나 둘 얼굴을 익혀가기 시작했죠. 특히 그 중 한 녀석은 저희 집 발코니에 먹을게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집 주변에서 자주 서성이곤 하더군요. 한번은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그녀석이 발코니 주변에서 한참을 주춤거리다가 조심스레 올라가는 걸 봤습니다. 궁금해서 발코니 가까이로 가서 쳐다봤더니 눈이 마주치자 줄행랑. 아마 그런식으로 까만 고양이가 먹고 남긴 걸 얻어 먹었거나... 어쩌면 까만 녀석 먹으라고 준 걸 그 녀석이 다 뺏어 먹은걸지도. 그녀석은 이 근방에서 오랫동안 돌아다니는 녀석 같았습니다. 길고양이 인데 주변에서 밥을 얻어먹고 다니거나, 아니면 풀어 놓고 기르는 주인이 있다거나. 어쨌든 완전히 길냥이는 아닌 녀석.

한번은 집에 밤 늦게 돌아오다가 목격했는데, 이녀석은 발코니 난간 위에 앉아 있고 꾸냥이, 테라는 그 아래에 자리잡고 서로 째려보며 대치하고 있더군요. 별로 주눅 들지 않고 한참을 그러다가 저희를 발견하고서야 줄행랑.

이녀석 성격이 좋다면, 그리고 주인 없는게 맞다면 지난번 까만녀석 처럼 동물보호단체에 데려다 주겠지만... 붙임성이 영 없습니다. 창 밖에 묘기척(?)이 보여서 내다보면 창문을 통해 눈이 마주치는 것 만으로도 겁 먹고 도망가기 바쁘고.

그렇게 얼굴 한번 제대로 쳐다보기도 어려운 녀석이라, 밥 먹으러 왔을 때 몰래 겨우 사진 한번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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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만 보여주네요. 지난번에 까만 녀석 먹이려고 샀다가 한참 남아 있던 사료를 줬습니다. 일부러 고급 사료 산건데... 호강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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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면 낼름 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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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 눈 마주쳤네.

바로 도망갈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좀 쳐다보다 가네요. 그래도 밥 몇번 얻어 먹었다고 알아보는 건가?

요즘은 가끔 밤에 와서 울기도 합니다. 그 까만 녀석 만큼은 아닌데 저 왔다는 신호를 하는 정도로만 살짝. 그래서 사료 들고 나가면 또 도망치고 없고... 아침에 나가봤을 때 그릇이 비워 있는 걸 보면 먹긴 먹는 듯. 저 녀석이 먹었는지 또 딴 녀석이 먹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제는 저녁 때 발코니 난간에 앉아 있는 녀석과 창문을 사이에 두고 한참을 서로 바라보기 까지 했었습니다. 문을 열고 나가니 바로 도망쳤지만.

일단, 하루에 한번 정도만 사료를 주면서 두고 보기로 했습니다.

지가 더 좋은 곳에 갈 운명이면 알아서 사람한테 앵기겠죠. 하긴, 가끔 발코니 열려 있을 때 슬금슬금 들어오곤 했었죠. 갑자기 꾸냥이가 낮게 소리를 내길래 돌아보면 그녀석이 발코니 문 통해 몇 걸음 들어온 상태에서 사람이 돌아보자 마자 줄행랑. 어디 좋은 집 가고 싶으면 들어와서 앵기렴.

2010/06/16 04:46 2010/06/16 04:46

[야야]며칠 동안 있었던 심난한 일 :: 2010/06/03 14:53

2~3주 전 쯤.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날씬한 몸매의 수컷 검은 고양이. 목에는 빨간색 목걸이를 하고 있었고 아파트 주변을 돌아다니며 시끄럽게 울어대는 수다스러운 녀석이었죠.

며칠 관찰해보니 이 녀석 하루의 대부분을 밖에서 돌아다니는 듯 했습니다. 그래도 목걸이도 있고 사람도 안 무서워 하는걸 보니 이 근처 누군가가 좀 풀어놓고 기르는 고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더 지나고, 이녀석 볼 때마다 아는척을 좀 했더니 저희집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그 탓에 꾸냥이와 테라는 초긴장 상태. 아래 사진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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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녀석, 아래 사진처럼 발코니에 훌쩍 올라와서 시간을 보내다 가곤 했습니다. 빽빽 소리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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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계속 이런식으로 반복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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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가 헷갈리는데... 아무튼 언제쯤인가부터 이녀석 집이 없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밤에 뒤를 밟아 봤습니다. 어느 집에 들어가면 집 잃은 고양이가 아닐테니. 집에 들어가는 것까지는 못봤는데 어느 아파트 계단 위로 거침없이 걸어 올라가는 걸 보고서는 그쪽 어딘가가 집이려니 생각하고 안심했었죠.


그런데 며칠 있다가 집 안에까지 들어와 버렸습니다. 이 동네 미쿡 고양이들이 저희집에 침입했던 적은 가끔 있었는데, 이녀석은 다른 녀석들과 틀리더군요. 대부분 저희집 고양이들한테 쫓겨 도망갔었는데 이 녀석은 기죽지 않고 그냥 돌아다닙니다. 오히려 테라와 꾸냥이가 뒤로 주춤주춤 하면서 숨는 상황.

들어왔다가 저희가 내보내거나 스스로 나가곤 하던 일이 한두번 반복된 이후, 이녀석이 이번에는 꾸냥이랑 테라 밥까지 훔쳐 먹더군요. 그러지 말라고 말리고 내보냈더니 조금 있다 기회를 봐서 또 들어와서는 바로 밥그릇 있던 곳을 뒤집니다. 이때부터 또다시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 사는 곳에 들어오고 싶어하고 배가 고프다? 집 잃은 고양이가 맞을지도.


그래서 일단 밥을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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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인데도 잘 먹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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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녀석 사실 무척 시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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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한두번 정도 밥을 줬습니다. 집안에 들이면 무척 시끄러워지기 때문에 항상 밖에서 줬죠. 이제 이녀석 주인이 있는지 정말로 확인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뒤도 몇번 더 밟아 보고 심지어 목걸이에 고리를 걸어서 메모를 남기기까지 했습니다. 당신이 주인이면 이름표라도 달아주라고. 그 다음날 안보이더군요. 안심했습니다. 주인이 외출금지령이라도 내렸나보다 싶었었죠.

하지만 그 다음날 아침 또다시 빽빽 울면서 나타났는데... 메모가 그대로 남아있더군요. 축 젖은체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집안에 잠깐 들여서 밥 조금 먹이고 다시 내보내곤 했는데... 이녀석 밤새도록 저희집 주변을 떠나지 않고 들여보내달라고 울더군요. 심지어 저희집 침실 창틀에까지 올라와서. ㅠㅠ

그 다음날 결심을 했습니다. 이 아파트에서 고양이는 두마리까지만 데리고 있을 수 있으니 예전 라라에 처럼 거둬줄 수는 없었습니다. 며칠만 데리고 있으면서 새주인 찾아주기로 했습니다. 아, 주인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하고 있던 목걸이가 무척 작아서 아마도 어릴때 해준 것 같았거든요. 무척 오래되어서 심하게 파손된 상태였고요. 아마도 누가 버린것 같았습니다. 미국에서도 이사가거나 하면서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주변 미국인들한테도 물어보니 이런 경우 몇몇 동물보호 단체에 보내주라고 하더군요. 그쪽에서 보호하면서 주인을 찾아줄수도 있고 주인 못 찾으면 새 가정에 입양 보낸다고. 하지만 입양율도 걱정이고 안락사 걱정도 되고 해서 일단 며칠간 데리고 있으면서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 입양처를 찾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하루밤 데리고 잤는데...

그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 마자 바로 동물보호 단체에 데려다 주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왜냐 하면,



일단 집에 들여보냈더니 무척 마음에 들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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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푸덕 누워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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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잘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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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찬바닥에 누워있는게 신경 쓰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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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저렇게 잘 지냈습니다. 꼭 투스리스같네요.


문제는... 이녀석 남의집에 왔으면 주인댁 고양이들한테 기죽어 살아야 할텐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것.

계속 꾸냥이와 테라를 쫓아다닙니다. 안방에 두 고양이를 격리시켜놨더니 안방 문 앞에 죽치고 앉아서 열어달라고 울어댑니다. 열어주면 쫓아가서 싸움을 걸고요. 특히 테라가 많이 당하더군요. 거리를 두고 앉아 있으면 테라가 웅~ 학~ 거리면서 위협을 하고 이녀석은 조용히 앉아 있다가 앵~ 하면서 위협하듯이 상체를 앞으로 쭉 뺍니다.



이런식으로 정말 끈덕지게 조금씩 거리를 좁히는 방식으로 테라를 몰아가더군요. 이걸 말려도 소용이 없고 따로 격리시키면 더 시끄럽고... 어찌할 줄 몰라서 조용해지길 기다리고 있는데 침대 아래에서 투다닥~ 하면서 난리가 났더군요. 테라랑 둘이 드디어 붙었나 봅니다. 하지만 테라는 곧 도망치고.... 바로 그 순간!

거리를 두고 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꾸냥!

총알같이 튀어 나가서 이 버릇없는 업둥이 녀석을 제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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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야... 꾸냥이가 참 대견해 보이더라고요. 막상 테라하고 사이는 안 좋지만 테라가 된통 당하는 걸 보고 있을 수는 없었나 봅니다. (어쩌면 단지 시끄럽게 구는게 마음에 안들어서 였을지도 모르지만) 꾸냥이의 기세에 눌렸는지 이 업둥이 녀석도 좀 조용해 졌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녀석의 끈질기고 우직한(?) 공세에 밀린 나머지 꾸냥이도 조금씩 주춤거리고 말더군요. (혹시 저녀석 발정난건가? 그래서 덥치려고? 발정난 고양이를 언제 키워봤어야 알지.)

아무튼 이렇게 하루밤을 지내고 나니 도저히 이녀석을 데리고 있을 자신이 없어져서 다시 이것 저것 검색을 해봤습니다. 이 지역에서 상당히 규모가 큰 동물보호 단체가 있던데 입양율이 작년에 고양이의 경우 95%였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미국 전체 평균은 20%. 안락사도 심각한 질병이 있는 경우 아니면 거의 안 시킨다고. 다만 성묘는 입양되기가 어렵다는 경고가 써있긴 했지만 입양율이 높으니 안심할 수 있겠다 싶어서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데리고 갔습니다.


거기가서 못볼 걸 좀 봤네요. 저희가 이 고양이를 데리고 간 부서에서 주로 담당하는 일이.... 사람들이 기르다가 포기한 동물들을 받아주는 곳이었습니다. 이런 비참한 일을 계속 감당해야 해서 인지 담당자는 상당히 싸늘하더군요. 사방에는 너희가 동물을 여기다 맡기고 간다고 해서 모두 입양되리라는 보장을 못한다는 경고문이 여기 저기 붙어 있었습니다. 사무실 바로 뒤에는 아마 검사소처럼 보이는 공간과 철장들이 보였고요. 담당자 태도나 경고문, 주위 환경이 내뿜는 분위기가... "당신들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오"라고 절규하는 듯 하달까.

저희가 갔을 때 이미 한 사람이 얼핏 봐도 상태 안 좋은 강아지를 데리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가난해 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옷차림새를 보니 잘 사는 것 같더군요. 여기에다가 동물을 넘기는데에 필요한 비용은 단 25불. 25불이면 너무 싸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너무 비싸면 사람들이 그냥 아무데나 버릴 수도 있으니 너무 비싸면 또 안되겠죠. 아무튼 그 아주머니... 100불 짜리 지폐를 주고 거스름돈을 다 받아갔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늙거나 병든 동물 안락사도 해줍니다. 비용은 75불. 설마, 멀쩡한 동물을 돈 낸다고 안락사 시켜주진 않겠죠.

아무튼, 저희 차례를 기다리는데 이번에는 어떤 사람이 커다란 고양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저희가 데려온 업둥이를 맡기긴 위한 서류를 작성하던 중에 담당자가 그분한테 어떻게 왔냐고 물으니 고양이가 많이 아픈데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더이상 돌봐주기 어렵다, 미안하다면서 울먹이더군요.

저희는 고양이를 포기하는게 아니라 길 잃은 고양이를 데려다 준 것이라서 요금을 안 받더군요. 하지만 마음이 좀 불편해서 기부를 하고 돌아나왔습니다. 돌아나오는 와중에도 역시 경제적 부담을 걱정 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부부가 무척 커다랗고 멀쩡해 보이는 개 두마리를 끌고 들어오는 모습을 봤습니다. 여러모로... 충격적인 장면들이었습니다. 이렇게 받아주는 것이 차라리 나은 건지...



그렇게 막상 데려다 주고 돌아오니 자꾸 눈에 밟히는 군요. 테라가 슥 지나자면 테라 털색이 어두워서인지 그녀석으로 보이기도 하고... 여기 저기서 시커먼 그림자만 보였다 하면 그녀석 생각이 자꾸 나네요. 하필 까만 고양이라 라라에 생각도 나고.

뭐.... 입양율도 높다니까... 게다가 이녀석 사람을 무척 좋아해서 집에 들어온지 몇시간 만에 기차 화통 삶아먹은 듯한 고르릉 소리를 내면서 사람한테 부비거릴 정도니까.... 잘 입양되겠죠. 신경쓰면 마음만 아프니 좋은 주인 만날것이라 믿고 잊을 생각입니다.












2010/06/03 14:53 2010/06/0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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