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양이/라라에를 기다리며...'에 해당되는 글 15건

작년 이맘때의 라라에 :: 2005/06/20 10:01

pillow님의 답글을 보고 라라에 생각이 나서 예전 사진들을 좀 뒤져봤습니다.

라라에 사진을 보는일은... 즐겁기도 하지만... 아직은 슬픔이 더 앞섭니다. 하지만 문뜩문뜩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보다 보면... 라라에가 없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희는 라라에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리라는 근거는 아무것도 없지만... 그냥 그렇게 느껴지거든요. ^^a




라라에 사진좀 보여드릴까요?



어떤 상황이냐 하면...
이당시 무척 바빠서 고양이들과 스킨쉽을 나눌 기회가 무척 드물었었죠. 그러다가 주말에 오랜만에 라라에를 제 무릎에 눕히고 망가진(?) 자세로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역시 제 품이 그리웠던 꾸냥이가 다가오더군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꾸냥이는 라라에를 싫어해서 제 품의 라라에를 보자 마자 뒤돌아 섰고요.
그러다가... 다시 돌아오고 다시 뒤돌아서고... 몇번을 반복하다가... 꾸냥이가 "꾹꾹이 하고 싶어서 참을 수 없어~"하는 표정으로 올라와서는 라라에를 엉덩이로 밀어내며 제 품으로 파고 들어서 꾹꾹이를 하고 있는 장면 입니다.
꾸냥이와 라라에가 살을 맞댄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이었죠.
라라에는... 이 상황이 무척 당혹스러웠는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눈만 똥그랗게 뜨고 절 바라보더군요.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하며 한참동안 행복한 시간을 즐겼었답니다. ^^






(조금 골치 아픈 얘기)

2005/06/20 10:01 2005/06/20 10:01

꿈에서 본... :: 2005/04/19 02:38

오늘(아니 어제군요) 새벽 제 꿈에 라라에가 다녀갔습니다.

느닷없이 나타난 까만 고양이가 "에웅~ 에웅~" 익숙한 소리로 울어대면서 몸을 비비기 시작하길래 자세히 살펴봤더니 라라에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라라에니?"하고 연달아 물어보며 라라에의 가슴에 뺨을 부볐습니다.

그렇게 아주 잠깐뿐이었지만....



고마워, 라라에. 무척 반가웠단다. ^^

2005/04/19 02:38 2005/04/19 02:38

자꾸 드는 생각... :: 2005/03/24 14:36

아직도... 라라에가 떠나게 된 원인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요즘 드는 의문은...

복수가 하루만에 그리 갑자기 생기게 된 원인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2월 초부터 라라에의 컨디션이 안좋았었는데 우린 단지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몇차례의 급격한 환경변화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심해져서 의기 소침해진 것으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라라에의 병명이 복막염이 맞다면... 수의사도 스트레스로 인한 가벼운 특발성 방광염이라고만 여길 정도였으니 아마도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복수도 많이 차지 않는다는 비저류형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게 생각되는 근거가...

라라에가 떠나기 며칠전 까지 복수가 차는 듯한 증세를 확인할 수 없었다. 오히려 살이 좀 빠져서 날씬해졌다고 느껴졌을 뿐 배가 붓거나 하는 증세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병원에 가서 처음 수액을 맞고 그 이후 며칠 동안은 빠르게 호전되었으나 갑자기 체력이 떨어져서 다시 병원에 갔을때... 즉 라라에가 떠나기 바로 전날 병원에서 맞힌 수액은 효과가 없었다. 게다가 수액을 맞기 시작하면서 몸이 붓기 시작했고... 그 다음날 라라에가 떠나기 몇시간 전에 병원을 찾았을 때에는 복수가 차 있는것이 확인되었다. 수의사도 그제서야 복막염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즉 방광염 치료로 잠시 호전되는 듯 했으나 이미 저류형 복막염으로 대사기능이 저하되고 있었기에 다시 체력이 떨어졌고 복막염에 대한 처치가 전무한 상태, 즉 대사기능이 나빠진 것을 방치해 놓은 상태에서 수액을 강제로 맞혔고... 혈관에 수분이 많아진 것을 제대로 처리할 만한 대사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부종이 생겼고... 급기야 혈관에서 세포 조직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복수가 차기 시작한 것이라면...

이 생각이 맞다면....

복막염임을 미리 파악하고 수액을 맞추지 않았다면... 하루만에 갑자기 복수가 차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시간을 더 벌 수 있는게 아니었을까?


라라에가 떠나기 바로 며칠전 체력이 다시 떨어졌다고 느꼈을때... 바로 며칠만에 세상을 떠날 것으로 여겨질 정도로 심하다고 느끼지는 않았었다. 물론 감정적인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생각을 하면 할 수록 또렸해지는 것은...


라라에의 체력이 급격히 저하된 원인이... 이제까지는 없었던 혹은 그다지 심하지 않았던 복수가 차는 증세가... 복막염임을 모르고 수액을 맞춤으로써 하루만에 급격히 복수가 차기 시작했던것 때문이 아닐런지... 이 것 때문에 손 쓸 틈도 없이 라라에가 갑자기 떠나버린게 아닐지.

복막염임을 의심하지 않고 가벼운 방광염이라고만 생각했기에 라라에의 식욕 저하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었다. 밥을 조금 갈아서 주사기로 한두차례 먹이기만 했고 방광염 치료를 위해 물을 자주 먹이기만 했었다. 복막염임을 알았다면 맛있는 음식을 어떻게든 먹여가며 체력을 회복시킬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모르겠다...

계속 원인을 추적해나가는게 잘 하는 일인지도 잘 모르겠다...

내 생각이 맞다면... 수의사의 무능을 원인으로 꼽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 나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렇게 생각하는건 아닐까? 하지만 복수가 찬건 분명 하루 전 혹은 몇시간 전부터인게 확실한데.....



힘들다. 언제쯤.... 자유로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05/03/24 14:36 2005/03/24 14:36

진진이를 만나고 왔어.. :: 2005/03/24 14:27

내 사랑 라라에..

어제 깨몽님네서 진진이를 보고왔어.

사진으로 보고 생각한것 보다 훨씬 덩치가 큰 아저씨 고양이더라.

보자마자 네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는데..슬프지만 널 닮은 검은 고양이를 보니 또 반갑고 기쁘기도했어.

우연인건지.. 너도 그랬고 검은 고양이들은 공통적인 특성이 있는 것 같아. 사람들에게 경계하지않고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만족하며 뒹굴거리는 능청스러움. 장난기많고 순하고..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 야옹 야옹 수다스럽고.. 바닥에 편히 옆으로 누워서 여유자적한 표정을 짓는 낙천스러움.. 다른 고양이들이 텃세를 하고 구박해도 먼저 다가가서 말걸고 부드럽게 건드리는 쾌활함..

모두 널 보고 있는 것 같았어..

라라에...오늘 따라 왜이리 속상한 마음이 밀려드는지 모르겠다.

복막염인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넌 지금쯤 건강한 모습으로 내 곁에 있지 않았을까? 너에게 아무것도 해주질 못하고, 제대로 도와주지 도 못하고 떠나보낸 것 같아 가슴이 너무 아파..

너의 유머가 필요한 날이다..

네가 바닥에 뒹굴거리며 누워서 기지개를 피고 날 쳐다보며 야옹~야옹~! 하고 건네던 너의 100% 웃기는 농담이 정말 필요해..

2005/03/24 14:27 2005/03/24 14:27

슬픈 사연... :: 2005/03/15 21:53

인터넷 만화 "또디"를 연재하던 정연식 작가의 사연입니다.


만화보기..



(원본 보기)



생각해보면...

지난 겨울 몇개월 동안...

라라에의 스트레스를 키우고 더욱 외롭게 만드는 (환경의)큰 변화가 몇차례 있었고 그 변화가 있을 때마다 라라에는 우리에게 이상 신호를 보냈었습니다.

하지만... 눈으로 보면서도 몰랐었습니다.



뒤늦게 알았지만... 이젠 잊지 않으렵니다.




참... 요즘 라라에의 사진을 처음부터 쭉 훑어보고 있습니다.

라라에의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볼 생각으로요.

달력을 넘기다 보면... 라라에를 생각하며 달력을 넘기다 보면 언젠가 라라에가 다시 돌아올 것 같아서....



라라에가 처음 집에 들어온 날 찍은 사진입니다.



많이 말라 있었고...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여기저기 상처가 많았었습니다.

두 아들은 구석 어딘가에 숨어 있어서 찍지 못했죠.


길에서 집으로 데리고 들어오자마자 방바닥에서 뒹굴~ 뒹굴~ ^^

참 사랑스러웠었는데...

2005/03/15 21:53 2005/03/15 21:53

너희들의 관계에서 보지 못했던 것... :: 2005/03/11 00:48

라라에...

꾸냥이와 테라가 요즘은 무척 즐거워 하는것 같더라.



테라는...

예전에는 장난감으로 놀아주면 구석에 숨어있다가 갑자기 달려나와서 장난감 옆을 스쳐지나가는게 고작이었지.

어두운 곳에 숨어 있다가 마치 "장난감 가지고 놀려는게 아니라 그냥 지나던 길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듯이...

테라의 성격이려니... 했었다.



꾸냥이도 장난감에 대한 반응이 예전만큼 열광적이지가 않았었지. 아마도... 장난감에 질려버렸다고 생각했었어. 다른 장난감을 사줘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네가 떠났음에도 아무렇지도 않은 꾸냥이와 테라가 좀 서운했었단다.

게다가... 좀 지나니... 조금만 놀아줘도 둘이 무척 좋아하며 뛰어 노는 모습을 보고 둘을 혼내기도 했었지. 라라에 언니가 떠났는데 뭐가 그리 좋으냐고... 라라에 언니가 없어서 그리 기분이 좋으냐고...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꾸냥이와 테라도 너희들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 같다. 마음껏 놀지 못할 정도로. 물론, 네가 받은 스트레스나 네가 견뎌야 했던 외로움에 비하면 새발의 피 정도 밖에 안되겠지만...


테라가 그렇에 열심히 노는 모습은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더군. 예전에는 공을 던져줘도 무심히 공만 바라보고 말았었는데...


한편으로는 꾸냥이와 테라의 지금의 그런 모습이 서운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희들에게도 고양이들의 사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런점을 무시해 왔던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구나.


네가 처음 업둥이로 들어왔을때... 너의 두 자식들을 입양보내기 위해 몇달간 시간을 보내다가 너와 함께 지내기로... 다른사람에게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었지. 사람에게 정을 주는 네 모습이 너무 예뻤기 때문이었어.


그런데... 너와 함께 지내고 싶어하는 우리의 바램뿐 아니라... 너희들의 사정 역시 함께 심각하게 고려했었어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단다.



너희는 인형이 아닌데... 당연히 너희 역시 너희들의 관계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그로 인해 상처받을 수 있는 존재들인데....



한 생명의 운명의 방향을 결정짓는데에... 너희들이 스스로 결정하지 않은 그 새로운 관계로 인해 너희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고려하지 않고... 단지 우리들만의 바램만을 판단기준으로 삼았었다니... 참 모자랐었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렇게까지 하지 못했었다면.... 새로운 관계가 너희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체 결정을 내리고... 그 이후 너희들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 심각한 수준임을 알았다면... 그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을 했어야 했겠지....



우린 그 노력이 많이 부족했었던 것 같다.






참 어리석지... 눈에 뻔히 보이는 것을... 너희들이 이미 오랜 기간동안 너희들의 문제를 알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그걸 계속 봐왔음에도 눈치를 채지 못했어...

그리고는... 이렇게 뒤늦게 깨닫고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단다.





우리를 미워하지 말아줘....

네가 다시 우리를 찾아오는 날에는...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귀를 기울이도록 할께...



많은 것을 가르쳐 줘서 고맙단다. 항상 받기만 했지만... 다음 만남에는 우리가 많이 줄께...

2005/03/11 00:48 2005/03/11 00:48

네가 너무 보고 싶어.. :: 2005/03/08 18:14



라라에..

네가 떠나던 날 밤 널 산에 묻고 내려오면서 우리는 슬펐지만 이상하게 담담했었어.

지금에야 왜 그렇게 느꼈는지 알 것 같아.

네가 아팠을때 며칠동안 우리는 도무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너무 괴로웠거든..

의사에게 의지했지만 점점..그마저도 믿을 수 없게되고 의사도 자신이 정확한

병의 이름과 원인, 치료법을 모른다고 인정하고 포기해 버려서 우린 공황상태였었지..

네가 이대로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를 견디고 있는 것이 결국 널 보내는 순간을

맞이하고만 것보다 힘들었어..

그리고..지금.. 조금의 시간이 흐른 후..

우리는 네가 그립고.. 미안해서.. 너무 슬퍼.

어쩔땐 이 슬픔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게 아닐까 싶기도해..



너의 증상에 대한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고 있을땐 오히려 차분하게되더라..

넌 복막염 이었나봐. 찾아볼수록 그런 것 같아.

의사가 좀 밉기도 해. 복막염이란걸 충분히 일찍 진단할 수도 있었는데..

검사 결과들을 조금만 더 숙고 했다면말이야.(공부 좀 해라..돌팔이 의사들아~~~)

우린 그저 방광염 치료에만 집중했지.. 모든 기회들을 날려버리고..

그래도 라라에,

네가 대게의 복막염이 그렇듯이 많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지않고 잠이 들듯

편안하게 하늘로 떠날 수 있어서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몰라.

네가 지금 있는 그 곳에선 고통같은건 없겠지?

난 영혼이 영원히 존재한다고 믿어..

넌 지금 이 믿음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고 있겠다.(좀 알려주라.^^)

보고싶은 라라에..

네가 다시 돌아오면 너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줄게.

야야는 네 이름을 따온 건담의 라라에가 만화 속에서 일찍 죽는 캐릭터라 네 이름으로

정해준게 후회된대..^^

그래도 너에게 썩 잘어울리는 예쁜 이름이었는데..안그래?

네가 떠나기 직전에 너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널 다시 만날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어떤 이름이 떠올랐어.


레아.


어때? 맘에드니? 라라에하고 비슷한 느낌이지?

야야는 스타워즈의 레이아 공주가 떠오른대..ㅎㅎ

라라에..라라에..

내가 네 이름을 부르면 넌 꼬리를 흔들어서 대답했잖아..

네가 마지막으로 야야의 품에 안겨있을때도 라라에..하고 부르면 꼬리를

움찔거리는걸 느낄 수 있었지..

지금도 네 생각이 날때마다 큰 소리로 라라에~~ 하고 불러본단다.(너두 알지?)

넌 지금도 어디선가 대답해주고 있겠지?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난 느낄 수 있어.. 네가 대답하는 걸 느끼고 마음이 편해지거든.

보고싶어 라라에..

곁에서 계속 우리를 지켜보고..사랑으로 도와줘..

2005/03/08 18:14 2005/03/08 18:14

보고 있니? :: 2005/03/08 04:16

컴퓨터가 있는 이 방에서는 네 모습이 별로 보이지를 않는다.

이 방은 네방이 아니었지.

라라에... 네가 가장 들어오기 싫어하던 방이었지... 꾸냥이와 테라의 영역이었으니까...



난 이 방을 나가기가 싫단다.

이 방을 나서면 네 모습이 자꾸 보이거든....



내 귀가를 맞이하던 현관...

가끔씩 느긋하게 누워 있던 의자...

꾸냥이와 테라를 피해 자주 숨어 있던 밥상 밑...

햇볕쬐던 창가...

산책하던 베란다...

네가 긁어서 다 헤져버린 발톱긁게... 그래 그건 너만의 물건이었어.

의자에도 네 발톱 자국이 가득히 남아 있단다.

부엌에를 가면 밥을 보채던 네 모습이 보이는구나.

음식쓰레기를 탐하다가 내게 들켜서 후다닥 튀어 나오던 모습도...

네가 가장 외로웠을 그 기간에 나는 춥다는 이유로 유일하게 너의 영역이었던 작은방을 멀리했었단다.

이상하게도... 지금 네 방은 너무나 추워서 들어가기가 싫더구나.


너는 그방 내 옷걸이 밑에서...

그 속에 앉아 있다가 내 눈을 마주치면 걸어나와 내 손길을 원하곤 했었지...

나와 테라네가 하루 종일 집을 비우다가 집에 돌아와서도 컴퓨터에 앉아 남은 일을 하던 그 기간동안의 아침은 내게 너무 행복한 기간이었단다.

네가 그 어느때보다도 내게 몸을 많이 부볐던 때였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큰소리로 울어대며 내게 몸을 부비던 그 모습을 떠올리기가 가장 힘들단다... 네가 가장 외로워 하던 때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거든...




네가 분명히 떠났는데...

이 방을 나서면 자꾸 네 모습이 보인다...

담담해지려고 하는데...

내 머리속의 허상인 줄 뻔히 아는데... 깜빡깜빡 놀라곤 한단다.



그래서 이 방을 나서는게 무척 두려워...

미안해...





슬픔에서 도망치지 않으려고...

네 사진을 꺼내서 보고 있단다.




네 사진을 가슴에 품고 있으면...

너의 마지막 숨결이 떠올라서...

그 작은 떨림이 떠올라서...

참을 수가 없게 되버려...



내가 너무 어리석어서...

내가 너무 이기적이어서...




잠을 잘 수 없는 이 밤에도 너의 마지막 모습과 이제서야 깨달은 너의 외로움을 곱씹으면서 또 얼마나 뒤척이게 될까...



언젠가... 네 모습이 보여도 가슴이 아프지 않게 되는 날이...

그날이 올때까지 슬픔에서 도망치지 않을 생각이란다.



너를 그렇게 보내버린 나에게...

그런 나에게 너는 선물을 하나 주고 갔더구나.


슬픔은 느껴야 한다는 것...

참고 잊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만큼 느끼면서 흘려 보내야 한다는 것....

고맙다.



사랑해... 다음에 만날때는 내가 너에게 더 큰 사랑을 가르쳐 줄께....

2005/03/08 04:16 2005/03/08 04:16

넌 생선을 좋아했잖아. :: 2005/03/08 00:09



보고싶은 라라에..

밥먹다가도 네 생각이 많이 나..

넌 생선반찬이 오를때면 언제나 밥상 옆에서 칭얼거리며 호시탐탐 생선을 노려서 매정한 나한테 쫓겨나곤 했었잖아.

그때 가끔은 너에게 생선구이 한점씩 먹게 해줄걸 후회가 돼..

아까 저녁을 먹고 설겆이를 하는데 먹다남은 생선 뼈들이 접시에 남겨져있는 거야..

네가 생각이 나서 엄마는 좀 슬펐어.

네가 있을땐 항상 신경써서 이 찌꺼기들을 다용도실의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리곤 했지..

네가 싱크대로 뛰어올라서 먹을까봐. ^^

가끔 엄마가 찌개를 끓이고 버린 멸치나 황태머리를 치우지 않아서
네가 다 먹어치우곤했었지.

우렁차게 냐옹~소리를 내면서. ㅎㅎ


그럼 내가 허겁지겁 뛰어와서 먹던 멸치를 빼앗고..

그렇게 좋아하던 생선인데.. 아주 가끔밖에 먹여주질 못해서 미안해..

라라에, 다음에 만나면 맛있는 생선 자주 먹게 해줄게..약속~

라라에 나는.. 네가 언젠가..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곁에 돌아올것 같아. 정말로.. 너도 그렇게하길 원할거라 느끼고 있는데..

나만의 착각이니? 너도 너만의 계획과 여정이 있다는 거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왠지 우린 다시 만나길 둘 다 원하고 있는 것 같아.

응, 어때? 맘을 정하면 꼭.. 알려줘. 꿈에서 만나서 얘기해줘..

알았지?

네가 대답해 줄 때까지 기다릴게.. 네가 돌아올 때를.

만약 네가 다시 한번 우리와 함께 삶을 살아가길 선택하지않는다고 해도.. 널 원망하진 않을거야.

그동안 너에게 받은 게 너무나 많거든.

네가 있어서 나는 하루에 몇번씩 행복하게 웃을 수 있었고 평화 속에서 위안받을 수도 있었거든..

너도 나때문에 웃을 수 있었니?

내가 너와 누워서 널 어루만지고 네 이름을 부를 때 넌 행복했니?

아픈 널 귀찮게하고 억지로 껴안고 할때 내가 싫고 귀찮은 적도 많았겠지?

미안..정말 미안해..

라라에..네가 곁에 없는 지금에서야 너와 긴 대화를 나누게 되었네..

나쁜 일만은 아닌것 같아, 그치?

앞으로도 계속 너에게 편지를 쓸게..

하고 싶은 말이 많거든.. 너도 언제든지 찾아와, 알지?

널 기다리고 있어.. ^^

2005/03/08 00:09 2005/03/08 00:09

고양이를 외롭게 하지 마세요... :: 2005/03/07 16:23

아침에 눈을 뜨면 고양이가 달려와 얼굴을 부비고 울지 않나요?

오랜 외출로 저녁 늦게 돌아오면 현관 앞에서 고양이가 기다리고 있지 않나요?

컴퓨터를 켜면 고양이가 키보드 앞에 누워 있지 않나요?

누워 있으면 배 위에 올라가 다리를 모두 쭉 펴고 누워서 잠을 청하지 않나요?

손을 대면 몸을 쭉 펴고 뒹굴거리며 골골거리지 않나요?






외로워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귀찮아하지 말아 주세요.

사람은 이기적일 수 있지만.... 고양이들의 사랑은 헌신적이랍니다.



고양이의 입장에서 세상을 봐주세요.

고양이의 눈을 보고 고양이가 무엇을 바라는지 헤아려 주세요.



그들의 사랑을 놓치지 말아주세요.

2005/03/07 16:23 2005/03/0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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