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복막염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 2005/03/06 13:13

어제 수의사가 마지막으로 말했던...

복막염이 원인이 아닐까... 라는 말이 계속 머리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작년 봄인가.... 스케일링을 해주러 갔을때...

라라에의 이빨을 본 수의사가...

사람곁에 살던 고양이라고 하더군요.

어린시절 항생제를 많이 맞으면 부작용으로 이빨이 부식되면서 표면이 울퉁불퉁 해지는데....

라라에의 이빨 상태가 그렇다고 합니다.



복막염의 증세를 완화시켜 주는 치료중에 항생제 치료가 포함되던데...

설마....

수의사 설명이... 길에서 살 무렵 복막염에 감염되었고 그동안 잠복해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혹시 저희 이전에 다른 사람 곁에 함께 있을때 이미 복막염에 걸려 있었던건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가 무슨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요.




복막염 증세를 찾아봤습니다.

일치하지 않는것도 있지만... 구토, 설사 등...

일치하는 것도 보입니다. 발열, 식욕부진, 활력저하, 체중감소 등...

빌리루빈 수치가 증가한다고 하던데...

혈액 검사 결과 빌리루빈 수치가 정상 범위내에서 높은편에 있었습니다.

복수가 생기고....

신장에 이상이 생겨서 신부전 증세가 나타난다고도 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보고... 이건 아닌것 같습니다.

BUN, creatine 수치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BUN은 정상범위 내에서 약간 높은편이었지만...

creatine 수치는 정상범위내에서 약간 낮은 편이었습니다.

뭔가... 전형적인 신장 질환과는 다른 듯 합니다.

그래서... 신장 자체에 이상이 생겼던게 아니라... 다른 문제 때문에 신장에 이상을 초래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라라에가 길에서 살던 시절이 있었으니 복막염에 감염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있었겠죠.

게다가... 상처를 통해서 감염되기도 한다는데...

처음 데려왔을때 옆구리의 큰 상처를 비롯해서 여기 저기 상처도 많았고요.



복막염은...

감염되어 있어도 건강하면 발병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면역력이 저하되는 다른 질병에 걸리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발병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간이나 신장 같은 다른 장기의 이상을 동반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지난달... 한동안 저와 테라네 모두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았었기에...

라라에가 꾸냥이, 테라에게 시달림을 더 많이 받은 듯 하고...

그 때문인지 라라에가 많이 의기소침 한 것 같았었습니다.

거의 놀지도 않고... 눈치만 보고... 구석에 숨어 있으려고만 하고... 하지만 밥은 잘 먹었는데....

그래서... 라라에의 스트레스가 걱정된다는 얘기를 주변분들께 종종 하곤 했지요.


이 때문이었을까요?

그동안 사람 곁에 사느라고 건강이 좋아져서 발병하지 않던... 혹은 더이상 진행되진 않던 복막염이.... 이때의 스트레스가 큰 원인이 되어 발병한 것일까요?

복막염이 진행되면서 신장에 이상이 생기고 방광염이 나타나고...

그래서인지 소변, 혈액검사 수치는 전형적인 신장질환의 이상상태를 보여주지 않고....

방광염 치료를 했지만...

복막염이 진행되면서 신장과 방광에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방광염 치료가 성공적인 듯 했지만...

복막염이 심각하게 진행되면서 신장에 크게 이상이 생겨 더이상 치료약이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빠르게 복수가 차기 시작하고....



그래서 수의사도 마지막에서야 복막염을 언급했던게 아닐까요?




스트레스를 줬던 원인이 꾸냥이와 테라의 괴롭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을 책망해서는 안되는 것 같습니다. 아니...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고양이간의 다툼의 문제를... 고양이들에게 탓해야 할까요?

밖에서 산다면 더 큰 영역에서 살기에... 맞지 않는 냥이들끼리는 서로 피하면 되겠죠.

하지만 좁은 실내에서 살기에...

제 잘못인 것 같습니다.

고양이간의 다툼의 원인을 찾고... 그 문제를 해결... 아니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야 했습니다.

지난달.... 라라에의 스트레스가 걱정이 되어... 예전에 사서 읽다말고 팽개쳐 둔 책... 고양이간의 다툼에 대한 책을 다시 꺼내서 읽었었습니다. 너무 늦었던 것 같습니다.

고양이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너무 우습게 본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들었던... "고양이가 원하는건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반려인과의 교감이다"라는 말이 자꾸 제 가슴을 찌릅니다.

제가 의심하는 라라에의 사인이... 복막염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난 한달여간... 라라에의 스트레스를... 라라에의 외로움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려 하지 않았던 제 자신이 가장 큰 잘못이고 원인일 것이라는 점이...



너무 괴롭습니다.


미안해... 라라에... 미안해.... 정말 미안해....

2005/03/06 13:13 2005/03/0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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