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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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야]꾸냥이가 다리를 삐었습니다. :: 2007/08/07 08:26

ㅠㅠ

처음 발견한 건 늦게 귀가해서 저녁밥을 먹인 직후.

꾸냥이가 제대로 앉지를 못하더군요. 다리가 아파서인것도 같고 어찌보면 배가 아파서 그 복통 때문에 몸을 웅크리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혹시나 방광염 내지 결석때문인것은 아닐지 걱정을 했었습니다. 종종 얘기했듯이 꾸냥이와 테라의 관계가 점점 악화되어 가고 있었고 급기야 화장실에 있는 꾸냥이를 테라가 공격하는게 종종 목격되기까지 했었거든요. 그래서 더이상 방치할 수는 없겠다 싶어서 철장을 구입하기까지 했었습니다. 한국에서 샀었던 책에 고양이간의 다툼을 해결하는 방법중의 하나로 철장에 공격하는 쪽을 가두는 방법이 써있었거든요.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아뭏든 그런 이유로 꾸냥이가 화장실을 제대로 못가는 바람에 방광염에 걸리거나 신장질환에 걸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반식쪽을 불편해하는 꾸냥이를 보고 '충격'을 먹었었습니다. 일단 너무 늦은 시간이라 병원을 갈 수가 없어서 하룻밤을 보기로 했었죠. 화장실 가는 것을 확인하려고요.

하룻밤을 지나보니... 밥은 잘 먹는데 화장실 가는게 보이질 않더군요. 요즘에는 놀러 나가서 풀숲에 가끔 일을 보기도(ㅡ,.ㅡ) 했었기 때문에 밖에 가서 볼일을 보고 올지도 모르겠다 싶었는데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해서 창틀로 뛰어 오르지 못하기 때문에(몇번 시도하다가 포기하더라고요. ㅠ,.ㅠ) 밖에서 볼일을 보진 못했을 테고... 그렇담 한번이라도 가야 할텐데... 게다가 여전히 다리 움직이는게 나아지질 않는것 같았고요. 그래서 더이상 미루면 안되겠다 싶어서 병원을 가기로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몇번 갔었던 홀리스틱 수의사 할아버지네 병원으로 가려고 했는데 토요일이라 일찍 닫는다고 하더군요.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로 토, 일요일은 모두 일찍 닫고...

다행히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곳에 한 병원이 있었고 곧 문을 닫을 시간이지만 서둘러 오면 봐줄 수 있다고 해서 그리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택시를 불렀고... 하지만 택시는 오기로 한 시간보다 20분이나 늦게 왔고... 그렇지 않아도 이동 가방에 넣기만 하면 마치 죽을 것 처럼 울어대는 꾸냥이는 기다리는 동안 꽥꽥 소리쳐대고... 그걸 보며 큰 병이 아닐까 걱정하던 저희들도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택시에 타서는 자동차 엔진 소리 때문에 더 크게 울고.. 아니 비행기에서는 어떻게 버텼나 몰라... 급기야 택시 안에서 실례까지... ㅠ,.ㅠ 그래서 내리면서 기사한테 평소의 몇배나 되는 팁을 주고 후딱 내리고...

아뭏든 한바탕 전쟁을 치르며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는데... 다리를 삔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휴... 신장이나 방광쪽에는 이상이 없어보이고 대신 뒷다리를 쭉 뻗게 했더니 자지러지듯이 비명을 지르더군요. 화장실을 안갔었던 것도 다리가 불편해서 자세를 잘 못잡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고... 혹시 부러진데는 없냐고 물었더니 어딘가 부러졌으면 서있지도 못할꺼라고 그러더군요. 며칠 기다려 보고 나아지질 않으면 엑스레이를 찍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한숨 돌리고... 하지만 여전히 꽥꽥 울어대는 꾸냥이를 택시에 다시 태우고 돌아왔습니다. 집에 와서는 당장 따뜻한 물에 던져놓고 목욕을 시켰습니다. 혹시 다리에 무리가 가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은... 지독한 오줌 냄새 때문에 생각할 겨를이 없었죠. 그리고 나서 하룻밤을 더 보내고 나니 멀쩡해 졌더군요. ㅡ,.ㅡ 하루만 더 참아볼껄 그랬나라는 후회가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진단을 받는게 맘이 편했을 테니, 그 고생을 한게 후회되지는 않더군요.

그나저나... 어쩌다 삔건지... 고양이가 다리를 삐는 경우가 흔한 경우는 아닐 것 같은데 말이죠.

2007/08/07 08:26 2007/08/07 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