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탄수화물'에 해당되는 글 3건

[야야]고양이는 단맛을 못느낀데요. 그런데... :: 2007/03/31 12:24

미국의 고양이 사료 리콜 사태에 대한 반응들이 궁금해서 이것 저것 검색해보다가 발견한 기사. 고양이 커뮤니티들 사이에서 꽤 주목을 얻고 있는 기사인 듯 합니다..

출처는 http://www.gonews.co.kr/common/result.asp?sFrstCode=004&sScndCode=023&sThrdCode=000&sCode=20070310120917727

제목은 '고양이 잔인한 쥐사냥은 단맛 못느끼기 때문'

내용을 요약해보면,

고양이는 단맛을 못느낀다.
그 이유를 이번에 외국 연구진이 밝혀냈는데, 어쩌구 저쩌구.

사실, 고양이가 단맛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는 새롭게 밟혀진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도 적어도 70년대쯤에 이미 알려져 있었고, 그래서 고양이 자연식에 대해 이것 저것 공부한 사람들은 많이들 알고 있는 사실이죠. 즉, 저 연구 결과는 그 이유(유전자가 어쩌구 저쩌구 쏼라쏼라~)를 과학적으로 밝혀낸 데에 의미가 있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그런데, 저 기사가 주목을 받는 또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기사 맨 아래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많은 애완동물 먹이 제조 업체들이 먹이 안에 곡물이나 옥수수를 첨가한다. 브랜드는 "이러한 먹이를 먹고 자란 고양이들이 당뇨병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양이는 원래 그런 식품을 먹는 동물이 아닙니다. 먹고서 소화해낼 수 없게 되는거죠."라고 경고했다

예전에 올렸던 글 '고양이와 식물성 음식-두번째(탄수화물과 당뇨병)'에서도 설명했듯이 고양이가 탄수화물 소화흡수 능력이 떨어지는게 맞긴 한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심각할 정도는 아닙니다. 게다가 사료에 함유된 탄수화물이 당뇨병을 일으킬 정도일 것 같지만 확실하게 그렇다고 말하기에는 근거가 아직 부족하고 자연식에 들어가는 정도의 탄수화물은 무척 안전한 수준이라는것이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지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과학자가 "당뇨병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거나 "소화해낼 수 없게 되는거죠"라고 말했다는 것을 보고는... 새로운 과학적 연구를 통해 확실히 밝혀낸 것인가? 고양이는 탄수화물 소화능력이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소화가 불가능한가? 그래서 당뇨병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은가? 라는 의문과 걱정이 들더군요.

그런데... 이거 외신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경험으로 보건데... 대한민국 언론들은 외신기사를 제대로 전달하는 능력이라는게 많이 부족하죠. 이걸 기억해내고 기사 원문을 찾아봤습니다.

Scientific American이라는 과학잡지에 실린 기사더군요. 이 잡지는 꽤 유명한 대중과학잡지(라고 보기에는 쫌 어려운가?)이고 사이언스 올제라는 제목의 한국판(http://www.scienceollze.com/)도 있습니다. 이 잡지에 실린 기사가 번역기사와 내용도 거의 같고 구성도 같아서 이 기사를 번역한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문제의 부분에 해당하는 원문을 찾아봤습니다.(전부 보시려면 http://www.sciam.com/article.cfm?articleID=32EA05AC-E7F2-99DF-3B28FBBB0352D1C3&sc=I100322) 참고로, 그 내용은 연구결과 내용이 아니고 이 과학자가 인터뷰때 한 말 입니다.

"This may be why cats are getting diabetes," Brand offers. "Cat food today has around 20 percent carbohydrates. The cats are not used to that, they can't handle it."


원문 어디를 살펴봐도 '고양이들이 당뇨병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번역될 부분은 안보이는군요. 두번째 부분에서 '고양이는 원래 그런 음식을 먹는 동물이 아니다'라고 의역한 것은 별로 문제될게 없지만 그 다음 부분을 '먹고서 소화해낼 수 없게 되는 거죠'라고 번역한건... 이건 좀 애매하군요.

번역된 의미가 이 과학자가 말하려는 의도 그대로였다 하더라도 이 내용을 가지고 고양이가 탄수화물을 소화해 낼 수 없다라고 보는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습니다. 과학자라는 사람들이 언론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힐 때 조심해야 하는게... 위의 경우처럼 전혀 소화해 낼 수 없다라는 의미인지 고탄수화물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는 의미인지 모호하거든요. 기사를 읽는 대중들은 그렇게 꼼꼼히 따져서 읽지를 않으니까요. 지난번 아토피와 식품첨가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던 식약청의 과학자들이 삽질을 했던 것도 비슷한 문제였죠.(물론 그쪽은 무척 심각한 수준이었지만. 어이구, 망신. 사람들이 보기에 대한민국 과학자들은 모두 그 사람들 처럼 허접하다고 볼까봐 걱정.)

아무튼, 이부분은 이 과학자가 과학적으로 밝혀낸 부분이 아닙니다. 논문에도 이런 내용은 없습니다. "내가 보기에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강조해서 말한 정도에 불과하겠죠.

즉, 고양이가 탄수화물 소화능력이 떨어지는 편이고 고탄수화물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탄수화물을 조금이라도 먹였다가는 큰일날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고양이에게 (생식이건 화식이건)자연식 먹이시는 분들 중에 혹시라도 저 기사 보시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걱정 내려 놓으시길 바랍니다. 사료를 먹인다면 모를까... 자연식에 들어가는 정도의 탄수화물을 가지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본문 중간에 링크해 놓은 글('고양이와 식물성 음식')을 참조하십시오.

2007/03/31 12:24 2007/03/31 12:24

고양이와 식물성 음식-두번째(탄수화물과 당뇨병) :: 2006/07/09 06:29

고양이에게 식물성 음식을 먹이지 말아야 한다거나 극히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들 중에 식물성 음식으로부터는 적절한 영양을 섭취할 수 없다거나 고양이가 탄수화물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과학적 근거 없이 추측에만 기반한 주장일 뿐이며 이에 대해서는 예전의 글 "고양이와 식물성 음식(주로 탄수화물의 소화와 관련하여)"에서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사료에 대한 반감 때문에 식물성 음식의 적절한 섭취량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못한게 원인일듯 하다.

식물성 음식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주장 중에 비교적 타당한 내용은 고양이의 탄수화물 대사 능력에 대한 것이다. 소화흡수된 탄수화물(정확히는 탄수화물이 소화과정에서 분해되어 흡수된 포도당)을 처리할 능력이 부족하여 대사 기능에 과부하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비록 탄수화물을 포도당으로 소화하여 흡수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을지라도 이렇게 흡수된 탄수화물을 제대로 처리할 능력이 부족하여 고양이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런 주장은 충분히 가능한 주장이며 실제 연구결과에서도 이런 위험성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것은 그렇다면 고양이들은 탄수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점이다. 아주 적은양의 탄수화물이 소화흡수되어 포도당으로 전환되어도 이 적은 양의 포도당을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가? 아니면 의외로 꽤 많은 양의 포도당들 처리할 능력이 있는가?

이에 대한 연구결과가 그리 많지 않지만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 진행된 몇건의 연구에 대한 논문을 찾을 수 있었다.(사실 몇편 안된다) 아래의 내용은 그 연구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다.



- 고양이의 당뇨병

당뇨병은 내분비 질환 중에서 고양이에게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질병이다. 연구결과들에서 낮게는 400분의 1에서 높게는 100분의 1까지의 발병율을 보고하고 있다. 발병 요인으로 추정되는 원인들이 다양하지만 유전적인 문제가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사람에 의해 길들여진 고양이 종들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에서 특히 버미즈(Burmese) 종이 당뇨병에 가장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호주에서 진행된 버미즈 고양이에 대한 연구 결과에서 발병율이 50분의 1로 나타났으며 8세 이상, 특히 10세에서 13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고 한다.

고양이의 경우 대부분(80~95%)이 2형 당뇨병(Type 2 Diabetes)에 걸린다. 2형 당뇨병의 특징은 인슐린 민감도가 감소한다는 점으로 건강한 고양이에 비해 인슐린 민감도가 여섯배 낮다. 인슐린 민감도(Insulin sensitivity)란 주어진 인슐린양에 의해 감소되는 혈당량으로 정의되는데 민감도가 낮다는 뜻은 같은 인슐린양이 존재할때 혈당이 처리되는 양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혈액중의 포도당이 인슐린에 의해 분해되어 세포로 전달되어 에너지로 사용되어야야 하는데 인슐린 민감도가 낮은 상태에서는 포도당을 분해하기 위해 많은 인슐린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 상태를 인슐린 저항(Insulin resistance) 상태라고 부른다.

이렇게 포도당 대사능력(내당력. Glucose tolerance)이 저하된 경우를 내당력 장애(Impaired glucose tolerance)라고 부르는데 이 상태는 정상상태와 당뇨병의 중간상태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인슐린 민감도를 떨어뜨리는 여러 요인중에 가장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는 비만이라고한다. 10개월동안 체중이 44% 증가한 고양이들의 인슐린 민감도가 50% 정도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정상체중이면서도 인슐린 민감도가 낮은 고양이들의 경우 과체중, 비만 상태가 되면 내당력이 감소하여 내당력 장애를 일으킬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한다.

운동량의 감소 역시 인슐린 민감도들 떨어뜨린다고 한다. 집안에서 사는 반려고양이들은 음식을 얻기 위해 사냥할 필요가 없어진 만큼 운동량이 감소하여 과체중, 비만에 걸릴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인슐린 민감도가 낮아져서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탄수화물 섭취량과 고양이 당뇨병의 관계

탄수화물이 적고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은 건강한 고양이들은 혈당이 그리 높지 않았고 인슐린 분비량 역시 적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반면 고단백질 음식이나, 고지방 음식을 먹인 고양이에 비해서 고탄수화물 음식을 급여한 고양이들의 혈당량이 25% 정도 더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에 사용된 음식은 탄수화물의 열량에 대한 비율이 50%정도이며 이는 일반적인 상업 건사료의 (열량에 대한)탄수화물 함유량과 비슷하다. 즉 탄수화물이 50% 정도 이상인 음식을 먹인 경우 혈당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인슐린 농도 역시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로부터, 진화과정에서 육식동물로 진화하여 고단백질 음식에 적응하게 되면서 인슐린 저항 상태가 되기 쉬운 고양이들이, (고도로 정제되어 있어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흡수되는 속도가 정제되지 않은 경우에 비해 빠른)고탄수화물 음식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급격히 혈당량이 증가하여 인슐린을 과다 분비해야 하므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에 과부하가 걸려 기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은 고양이가 과도한 탄수화물을 섭취할 경우 혈중 포도당(혈당량)이 증가하면서 인슐린 분비량 역시 증가했다는 것 뿐이다. 이로 인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가 기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가설일 뿐이며 아직 과학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실제로 당뇨병에 특히 취약하다는 버미즈 고양이들에 대한 연구결과에서 음식과 당뇨병과의 관련성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물론 이 한번의 연구 결과를 가지고 50%의 탄수화물로 구성된 음식이 당뇨병을 유발한다, 유발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이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동시에 이정도의 탄수화물이 혈당량을 증가시키기는 하지만 고양이가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을 정도라고 밝혀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고양이가 육식동물인 만큼 높은 비율의 탄수화물을 함유하는 음식을 장기간 섭취하는 경우 소화흡수된 탄수화물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가설이 사실로 밝혀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문제는 과연 얼마 만큼의 탄수화물이 고양이의 혈당 처리 능력에 부담을 주느냐는 점인데 위에서 소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일반적인 상업 건사료에 함유된 50% 정도의 탄수화물이 고양이에게 부담스러운 비율일 '가능성'이 있다. 굳이 '가능성'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정도의 탄수화물이 혈당량을 급격히 증가시키긴 하지만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실제 고양이들에 대한 급여 실험에서도 이 점이 아직까지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가설'을 사실로 받아들인다면 50%의 탄수화물을 함유하는 음식은 당뇨병의 발병율을 증가 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탄수화물 50%가 위험수치, 혹은 주의를 요하는 수치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전한 탄수화물 섭취량, 즉 고양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정도의 탄수화물 섭취 비율은 무엇일까?

아쉽게도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찾을 수 없었다. 사료의 탄수화물 비율이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가라는 점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니 안전한 섭취량에 대한 연구결과는 당연히 전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수치를 추정할 수 있게 해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당뇨병에 걸린 고양이에게 탄수화물이 적은 음식을 먹이면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며 인슐린의 필요량도 적어져서 회복율도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즉, 당뇨병에 걸린 고양이를 위한 고단백, 저탄수화물 처방식에 대한 연구결과인데 여기서 권장하는 탄수화물 비율은 20% 이하(25%라고도 함)이다. 즉 탄수화물 비율이 20% 이하인 음식은 당뇨병에 걸린 고양이의 치료식으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탄수화물의 안전 섭취량

그렇다면 고양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안전한 탄수화물 섭취량은 어느정도일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는 섭취량에 대한 연구결과가 없으므로 주어진 두가지 수치만을 가지고 추정해야 한다.


위의 그림은 어떤 영양소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섭취량과 안전한 섭취량의 범위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그림이다.(원래는 그래프 좌측에 결핍증이 나타나는 섭취량에 대한 부분이 있다. 출처는 영국 Food Standard Agency의 "Safe upper levels for vitamins and minerals")

그림에서 NOAEL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부분은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는 섭취량의 최대량을 나타내고 있고 LOAEL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부분은 부작용이 확인되기 시작하는 최저 섭취량을 나타낸다. NOAEL 다음부터 나타나는 점선은 부작용의 강도를 나타낸다. 즉 NOAEL 이상부터 부작용이 나타나지만 실제로 부작용이 관찰되는 정도는 LOAEL 지점이라는 뜻이다.(그 이하의 부작용은 경미해서 드러나지 않는다고 이해하면 될듯) 이 모델을 이용하여 탄수화물의 안전 섭취량 즉, 탄수화물에 대한 NOAEL 위치를 추정해보자.

탄수화물 50%의 섭취 비율이 고양이에게서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면 탄수화물 50%의 섭취량은 LOAEL지점에 위치할 것이다. 물론 (고단백을 섭취하는 경우에 비해)혈당 증가량이 높다는 것만 확인되었을 뿐 실제 급여시험에서 당뇨병과의 관련성이 과학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므로 50%의 섭취량은 부작용이 경미해서 확인되지 않는 섭취량으로 밝혀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 경우 탄수화물 섭취비율 50%는 LOAEL보다 조금 낮은 지점에 위치할 것이다. 위의 그래프에 붉은색 화살표로 이 지점들을 나타내보았다.

당뇨병에 걸린 고양이를 위한 고단백, 저탄수화물 처방식의 탄수화물 비율은 20%이하이므로 탄수화물 20%의 섭취 비율은 당뇨병에 걸린 고양이들에게 조차도 부담을 주지 않는 섭취비율이므로 건강한 고양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탄수화물의 안전한 섭취비율은 20%보다 꽤 클 것이다. 즉, 탄수화물의 NOAEL은 20%의 오른쪽에 위치할 것이다. 어쩌면 꽤 멀리 떨어져 있을 수도 있다. 두 가능성을 고려하여 20%의 위치를 위 그래프상에서 NOAEL 지점에서 비교적 가까운곳과 꽤 멀리 떨어진 위치에 표시해 놓았다.

따라서 NOAEL의 최대값은 20%의 위치와 50%의 위치를 모두 왼쪽지점으로 선택했을 경우이며 이때 NOAEL은 약 40% 지점에 위치할 것이다. 반면 NOAEL의 최소값은 20%의 위치와 50%의 위치를 모두 오른쪽지점으로 선택했을 경우이며 이때 NOAEL은 약 30% 지점에 위치할 것이다. 그러므로 건강한 고양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탄수화물의 안전한 섭취비율은 30~40% 정도라고 볼 수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전을 기한다는 의미에서 탄수화물의 안전 섭취비율을 최소값인 30%로 선택하도록 하자.


- 자연식의 탄수화물 비율

건사료의 탄수화물 비율(열량의 50%)이 당뇨병을 유발할 위험이 있거나 주의를 요하는 정도(물론 여전히 당뇨병과 관련이 없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라면 다른 자연식들의 탄수화물 비율은 어떠할까.

식물성 음식을 20% 이하로 사용하는 생육식 자연식의 경우 탄수화물 비율은 열량의 10%를 넘지 못한다. 대개 5% 이하 이며 이보다 더 낮기도 하다. 따라서 생육식 자연식을 먹이는 경우 탄수화물로 인한 당뇨병 발병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개 식물성 음식을 50% 정도로 사용하는 화식 자연식의 경우 탄수화물의 열량에 대한 비율은 대부분 20%정도가 된다. 물론 식물성 재료중에 탄수화물 비율이 높은 뿌리 채소나 곡물을 많이 사용한다면 최대 30% 정도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식물성 재료중에 단백질 비율이 높은 것들을 사용하면 20% 이하, 10%에 가까운 레시피도 가능하다. 따라서 대부분 당뇨병을 위한 처방식에 적합한 비율내에 있거나 많더라도 안전하다고 여길 수 있는 탄수화물 비율내에 있으므로 화식 자연식을 먹이는 경우에도 역시 탄수화물로 인한 당뇨병 발병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먹이고 있는 채식에 가까운 자연식은 어떨까. 자연식 건사료만 보면 일반 상업 건사료보다 탄수화물 비율이 조금 적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 자연식은 '자연식 건사료+생야채(예전엔 자연식 스프로 주던것을 요즘은 생으로 줍니다)+멸치 등 기타 재료'로 구성되고 동물성 재료가 약 4분의 1 정도로 제한되는데 요즘 먹이고 있는 레시피로 계산해보면 탄수화물 비율이 30% 이하이다. 간혹 건사료를 빼고 먹이거나 캔사료를 조금 섞어 주는 경우를 따져보면 20%에 못미치는 정도의 비율이 된다. 따라서 역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범위내에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 주의할 점들

물론 자연식을 먹는다 하더라도 과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면 과체중, 비만을 유발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내당력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위에서 소개한 연구결과에서도 체중이 증가할 수록 내당력이 감소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내당력에 대한 개묘 차이도 있는 만큼 무조건 안심만 할 수는 없다. 또한 특히 수컷 고양이가 당뇨병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체중 증가에 따른 인슐린 민감도의 감소량 역시 더 크다고 한다. 따라서 생육식 자연식이건 화식자연식이건 간에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물론 운동시간을 늘려주는 것도 필요하다.

또 한가지, 자신의 고양이가 포도당 대사 능력에 문제가 있는지 혹은 대사 능력이 저하되고 있는지를 추측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건강한 고양이의 경우 하루에 체중 1kg당 약 40mL(4kg의 고양이라면 160mL)의 물을 마시는 것이 정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당뇨병에 걸리면 물의 섭취량이 증가하는데 하루에 체중 1kg당 약 100mL(4kg의 고양이라면 400mL) 이상의 물을 마신다면 내당력에 문제가 있을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지만 먹이는 음식에 따라 수분 함유량이 다른 만큼 자신의 고양이가 물을 얼마나 마시는지 확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건강한 고양이의 경우 캔사료를 먹는 경우라면 하루에 체중 1kg당 약 10mL(4kg 고양이라면 40mL) 이하의 물을 마시며, 건사료를 먹는 경우 하루에 체중 1kg당 60mL(4kg 고양이라면 240mL) 이하의 물을 마신다고 한다. 자연식을 먹이는 경우에는 캔사료에 대한 수치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될 것이다.



*추가 정보 : 혈당량만으로 당뇨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가?

more..



참고논문 :
1) Rand JS, Fleeman LM, Farrow HA, Appleton DJ & Lederer R. (2004). Canine and Feline Diabetes Mellitus: Nature or Nurture? Journal of Nutrition, 134(8S), p 2072S - 2080S.
2) Rand JS, Marshall, RD. (2005). Diabetes Mellitus in Cats. Vet Clin Small Anim. 35[1]:211-224.
(두 논문 내용이 거의 비슷함)

-CRYSTALCATS.net

2006/07/09 06:29 2006/07/09 06:29

고양이와 식물성 음식(주로 탄수화물의 소화와 관련하여)-첫번째 :: 2006/03/31 19:05

예전에 올렸던 "고양이와 식물성 음식(주로 탄수화물의 소화와 관련하여)"에 몇가지 자료를 좀 더 추가하여 다시 정리한 글입니다. (내용이 변한건 아니고 자료만 추가된 것이니 예전에 보신분들은 안보셔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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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야야~ (yayar@한메일 http://www.crystalcats.net)

야생의 고양이에게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분명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게 사실이다. 하지만 자연을 벗어나 사람 곁에서 함께 살아가게 되는 고양이들에게 야생의 그것과 똑같은 음식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존재할 수 있다. 즉, 고양이를 위한 '자연스런 음식'을 선택하는데에 있어서 고양이의 야생의 습성뿐만이 아니라 반려인의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들은 반려인의 경제적·시간적 조건, 개인적 가치관, 식재료들의 안정성에 대한 문제 의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이와 관련하여 제 관점을 보다 자세히 적은 글이 있습니다. ‘고양이 밥의 종류와 차이’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들이 만들어 내는 고양이의 음식이 야생의 그것과 가장 다른 점은 탄수화물(혹은 식물성 음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탄수화물(혹은 식물성 음식)’의 안전성(?)에 대한 찬반 의견이 강하게 대립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고양이들의 탄수화물 섭취와 식물성 음식의 섭취에 대한 공포심의 실체가 무엇인지 따져보고자 한다.


1. 탄수화물과 식물의 섭취에 대한 무시 무시한 이야기들

고양이에게 탄수화물(혹은 식물성 음식)은 해만 끼칠 뿐 아무 이득이 되지 않으므로 고양이가 먹는 음식에서 식물성 음식을 최대한(혹은 완전히) 배제해야한다는 주장들이 간혹 보인다. 그런 주장들 중에서 대표적인 주장들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식물에는 고양이에게 필요한 아미노산(타우린, 아르기닌)이 결핍되어 있다.”

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이런 주장은 영양학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시절의 자료에 기초한 주장으로 보인다. 타우린은 해조류, 콩류, 버섯류 등에 많고 동물조직에도 많다. 곡물이나 야채의 경우 타우린이 없는 경우도 있고 함유량이 육류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경우도 있으나 타우린이 육류에만 함유되어 있는 것은 아니며 가장 많은 타우린을 함유하고 있는 것은 해조류(어패류와 비슷)이다.(자세한 내용은 참고 글 1, 참고 글 2, 참고 글 3, "식재료의 타우린 함유량 종합 정리"을 참조하십시오.) 마찬가지로 아르기닌 역시 식물에 풍부히 함유되어 있다.(자세한 내용은 '단백질 이야기'를 참조하십시오.)


둘째, “고양이는 식물성 음식으로부터 단백질을 섭취할 수 없다.”

역시 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1947년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흰빵, 옥수수, 쌀, 감자, 토마토, 사과소스(applesauce) 등을 포함하는 채식 음식에 대한 고양이의 단백질 소화율이 80% 였다고 한다.
또한, 1980년의 또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양이의 대두박(soybean meal), 옥수수, 쌀, 귀리 등의 단백질 소화율은 77~88%로 나타났으며 미트-앤-본-밀(육골분 meat and bone meal)은 50%, 쇠고기는 78%, 간은 79% 였다고 밝히고 있다.


셋째, “고양이는 탄수화물(혹은 식물성 음식)을 소화하지 못한다.”

역시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다시 설명할 것이다.


넷째, “고양이는 탄수화물의 소화흡수율이 떨어진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떨어지는가?” 육류의 단백질 소화흡수율에 비해 1퍼센트? 10퍼센트? 50퍼센트? 70퍼센트?
이런 주장들의 공통점을 보면 탄수화물 소화흡수에 대한 메커니즘의 초식동물과의 차이점을 잘 설명하고는 있지만 과연 소화흡수율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있지 않다. 이런 주장은 고양이의 분변을 통한 톡소플라즈마의 감염 경로와 이로 인한 기형아 출산의 가능성을 자세히 언급하면서 그 확률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다.


다섯째, “고양이는 리놀레산(linoleic acid)을 동물성 지방산인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으로 전환하지 못한다.”

리놀레산(리놀렌산[linolenic acid]와 다름)을 아라키돈산으로 전환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식물성 음식을 먹는 고양이는 아라키돈산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가?” 답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이다. 아라키돈산이 동물성 음식에 주로 함유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식물성 음식(몇몇 곡물과 식물성 기름, 해조류 등)에도 함유되어 있다. ('지방산' 참조) 또한,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기 쉬운 ‘적절한 양’의 문제이기도 하다. 고양이들이 먹는 음식에 잡곡밥 한 수저 정도를 섞는다고 해서 아라키돈산이 부족해질까? 이런 질문은 생고기에 칼슘이 부족하니 생고기는 적절하지 않다는 식의 주장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여섯째, “고양이는 베타 카로틴(beta-carotene 프로비타민 A)을 비타민 A(레티놀 Retinol)로 전환하지 못한다.”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의 완전채식은 이론상 불가능 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렇기에 외국의 채식사료에는 레티놀을 첨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식물성 음식을 고양이 밥에 첨가하기만 하면 레티놀이 결핍될까? 이것 역시 ‘적절한 양’의 문제이다. 레티놀이 부족할 가능성을 대비하여 레티놀의 함유량을 따져보고 적절한 공급을 위한 동물성 음식의 양을 주의 깊게 따져야 하는 경우는 이 사이트에서 소개하는 채식에 가까운 음식을 급여하는 경우에나 해당된다.


여기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탄수화물(식물성 음식)에 대한 공포심은 잘못된 정보에 기인하거나 ‘적절한 양’의 문제임을 외면한 경우가 많다. 이런 공포심들 중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 되는 “탄수화물의 소화흡수율’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2. 탄수화물의 소화흡수율

먼저 고양이가 탄수화물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주장들은 대부분 아래와 같은 근거를 제시한다.

첫째, 효소의 문제.

이와 관련해서는 고양이 침에 아밀라아제가 결핍되어 있다는 사실이 자주 언급되어 진다. 하지만 고양이 침에 아밀라아제가 없다는 것이 고양이가 탄수화물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탄수화물의 소화에 참여하는 여러 가지 효소 중에서 한가지가 없다는 뜻일 뿐 소화가 불가능함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놀랍게도)초식동물의 침에도 역시 아밀라아제가 없다는 사실은 침의 아밀라아제 유무가 탄수화물 소화능력을 판단하는 척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고양이는 탄수화물 소화에 필요한 소화효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의 논문을 참고.
Halle I., Nutrition of the cat, J. Vet. Nutr. 1 (1992) 17–30.
Munday H.S., Lowe B.K., The digestibility of macronutrients in the growing domestic cat, Proc. Nutr. Soc. 52 (1993) 275 (abs.).
Nutrient Requirements of Cats, Rev. Ed. National Academy Press, Washington D.C., 1986, ISBN 0-309-03682-8.)



둘째, 기계적 소화의 문제.

고양이의 구강구조가 초식동물의 그것과 다르며 장의 길이가 짧고 구조가 초식동물과 다른점이 있다는 사실 역시 자주 언급된다. 사실이다. 하지만 이 역시 고양이의 탄수화물 소화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지 탄수화물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종합해보면, 이런 근거들은 “고양이의 효소, 기계적 소화의 문제점 때문에 탄수화물의 소화흡수율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뒷받침 할 수는 있지만 “탄수화물 소화흡수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뒷받침 하지는 못한다.

이쯤에서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탄수화물을 마치 독처럼 취급하는 주장들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는 질문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자. “그렇다면, 고양이의 탄수화물 소화흡수율은 과연 어느 정도인가?”

고양이는 수용성 탄수화물인 녹말을 소화흡수 할 수 있다. 물론 초식동물의 그것에 비하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절한 가공과정을 거칠 경우 탄수화물의 소화흡수율은 단백질의 소화흡수율과 맞먹는 90%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출처 : "Age-related changes in apparent digestibility in growing kittens", Reprod. Nutr. Dev. 40 (2000) 249-260)

위 표는 사료에 함유된 각 영양소의 소화흡수율을 연령대 별로 보여주고 있다. 대개 어린 고양이의 경우 특히 탄수화물 소화흡수율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으나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다시피 적절히 가공된 탄수화물의 소화흡수율은 단백질의 소화흡수율 보다 높을지언정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 즉, 소화효소가 부족하거나 장의 길이나 구조가 초식동물 혹은 잡식동물의 그것과 다르기는 하지만 적절히 가공된 탄수화물의 소화흡수율을 떨어뜨릴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양고기와 쇠고기에 건조중량 기준으로 약 20퍼센트의 탄수화물을 혼합하여 고양이에게 급여했던 1975년의 Trudell과 Morris의 연구결과에서 밝혀진 연구결과에 따르면 각각의 당류의 소화흡수율은 다음과 같다.

글루코오스(glucose 탄수화물을 구성하는 단당류의 일종) 99.8%
수코로오스(sucrose 탄수화물을 구성하는 이당류의 일종) 99.8%
덱스트린(dextrin 녹말보다 분자량이 작은 다당류) 97.6%
녹말(starch 전분. 다당류) 96.1%


마찬가지로 간 고기에 옥수수와 밀의 녹말을 35% 추가한 1975년의 Pencovic, Morris의 연구 결과에서 보여주는 고양이의 탄수화물 소화흡수율은 다음과 같다.

-옥수수
거칠게 간 경우 79%
곱게 간 경우 94%
거칠게 갈아서 익힌 경우 88%

-밀
거칠게 간 경우 92%
곱게 간 경우 97%
거칠게 갈아서 익힌 경우 96%



물론 모든 탄수화물을 이정도의 소화흡수율로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감자나 바나나 같은 식물은 소화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생야채를 통째로 씹어먹는 것은 어려우며 이를 소화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생야채가 아예 소화가 안된다는 것은 아니고,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생야채를 그냥 삼키면 소화가 안되는데다가 고양이의 경우 어금니가 야채를 으깨는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야채를 먹일 경우 잘게 썰어서 기계적 소화과정을 미리 거친 상태로 먹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에게 야채나 곡물, 해조류를 먹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 이 식물성 음식을 아무런 가공(잘게 썰거니 익히는 가공)도 하지 않고 먹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위의 표에서 알수 있듯이 적절한 가공과정을 거치면 탄수화물의 소화흡수율을 필요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곡물이나 야채를 그냥 생으로 먹이거나 하지 말고 적절히 가공하라는 것이다.

다른 연구 결과들 에서도 적절히 가공한 수용성 탄수화물의 소화흡수율이 73~94%에 이른다고 설명하고 있다.


간혹, 고양이에게 식물성 음식을 절대 먹여서는 안된다며 그 근거로 통옥수수나 콩을 먹이면 소화되지 못한 체 배설된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이 근거들 자체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에게 식물성 음식을 먹이는 경우에, 실제로 통옥수수나 콩을 적절한 가공(잘게 썰거나 익히거나 분쇄하는 가공)과정 없이 통째로 급여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이런식의 주장은 본질을 벗어난 엉뚱한 주장일 뿐이다.

이렇게 전체를 통찰하는 관점이 아닌, 한가지 사안에만 매몰되어 내리는 결론은 엉뚱한 곳으로 향하기 쉽다. 육류의 예를 살펴보자. 살코기 한가지만으로는 고양이에게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예를 들어 육류는 칼슘에 비해 인이 수십, 수백배 초과합니다) 살코기 한가지만을 장기간 먹였을 경우 죽음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근거를 들어서 고양이에게 살코기를 먹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해야 할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고양이에게 고기를 먹여야 한다는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살코기만 먹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으며 다른 영양소의 균형잡힌 공급을 위해 익힌 야채나 곡물 혹은 영양제를 추가 급여하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살코기는 영양 균형이 맞지 않으므로 고양이에게 독이 될 뿐이다라는 식의 주장이 있다면 그 주장은 가당치도 않은 주장이 될 뿐이다. 마찬가지로 식물성 음식들 중에 일부 영양소가 조금 부족한 것이 있고 적절한 가공 과정 없이 먹이면 소화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식물성 음식이 고양이에게 백해무익하다는 주장 역시 자의적으로 왜곡한 현실을 바탕으로 얻어낸 엉뚱한 결론일 뿐이다. 고양이에게 단 한가지의 야채나 곡물만을 먹이는 것도 아니며 소화흡수율을 높일 수 있는 적절한 가공(잘게 썰기, 익히기, 분쇄하기, 데치기 등)을 거친다는 점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식물의 (녹말이 아닌)탄수화물 복합체는 식이 섬유에 해당한다. 이들의 대부분은 소화 흡수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사람 역시 이 식이 섬유를 거의 소화하지 못한다. 하지만 장내의 연동 운동을 조절하는 데에 도움을 주며 변비, 설사 및 몇몇 대장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독성 물질의 배출에도 도움이 되므로 적절한 정도의 식이 섬유는 고양이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참고글 1, 참고글 2, 참고글 3)
또한, 섬유소가 장내에서 수분을 흡수하여 수분섭취를 방해하게 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런 경우는 수의학계에서도 건사료를 섭취하는 경우에나 해당한다고 말하고 있다.


3. 이점만 주의하십시오.

물론 고양이는 육식동물에 가까운 동물이므로 탄수화물을 함유하는 식물성 음식의 급여를 사람이나 개의 경우처럼 너무 쉽게만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소화를 도울 수 있도록 반려인의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이런 노력은 식물성 음식의 사용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식물성 음식의 사용량은 ‘고양이 밥의 종류와 차이’에서 밝혔듯이 고양이 자연식을 어떤 관점에서 어떤 방법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생고기를 주로 사용하는 생육식에 10~20% 정도의 식물성 음식을 사용한다면 곡물을 익히고 생야채는 잘게 썰어주는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위의 글에서 소개한 생육식 레시피들(보러 가기)에서도 야채와 곡물을 잘게 썰거나(갈거나) 익히는 정도로만 준비해주고 있다.(효모를 첨가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국내 여건에서는 청국장 정도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야채와 곡물의 사용량이 이보다 많다면 아래와 같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가끔씩 변 상태를 살피십시오.
고양이의 변 상태를 살펴보면 고양이가 음식을 잘 소화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육안으로만 살펴봐도 충분하지만, (적어도 자연식 적응기에)가끔씩 장갑을 끼고 손으로 으깨서 만져보는 것도 좋다.(의외로 짜릿(?)합니다. ^^a) 새로운 재료를 사용할 때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적절히 가공된 식물성 음식의 소화흡수율이 무척 높다고는 하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일 경우 적절한 수준으로 가공하는 데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고 고양이간의 소화능력의 차이도 있을 수 있으므로 약간의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옥수수는 그 껍질 때문에 소화흡수율이 떨어지며 단백질 생물가도 그리 높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옥수수를 날로 먹이는 경우 변으로 그대로 나오는 것을 목격하기 쉽다. 따라서, 옥수수를 급여할 경우에는 익힌 뒤 갈아서 먹여야 한다. 콩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킬 경우 거의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변으로 배출되게 된다. 우리 고양이들의 경우 익힌 콩을 씹어먹는 것을 좋아해서 밥에 콩이 들어 있으면 입으로 골라내어 열심히 씹어 먹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변에서 콩이 소화되지 않은 체로 배출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없다. 하지만 모든 고양이가 콩을 먹는 것에 익숙하지는 않을 수 있으니 고양이가 콩을 씹어 먹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면 익힌 콩을 으깨서 먹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약 탄수화물이 소장에서 충분히 소화흡수 되지 못한 체 대장으로 이동하게 되면 소화되지 못한 탄수화물이 발효되어 박테리아가 과도한 증가를 유발하고 결국 가스와 물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성되어, 방귀, 고창증, 산성 삼투성 설사(acidic osmotic diarrhea)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니 만약 이런 증세가 보인다면 탄수화물 함량을 낮추거나 소화흡수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참고로, 저희 고양이들은 채식에 가까운 음식을 먹이고 있기 때문에 탄수화물 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아직까지 설사 증세를 보인 적은 없었던 것으로 봐서 건강한 상태라면 실제로 이런 증세가 나타날 확률은 그다지 없다고 생각됩니다.)

둘째, 소화흡수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으십시오.
적절한 가공 과정이 필요하다.
곡물들의 경우 익힐 경우 소화흡수율이 높아지므로 가능하면 익힌 곡물을 급여해야 한다. 잡곡밥의 형태로 소량을 급여하면 그 양이 그리 많지 않으므로 소화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겠지만 소화시키지 못하고 변으로 그대로 배출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이거나 곡물을 비교적 많은 양을 꾸준히 급여하는 경우라면 곡물을 건사료로 만들어서 급여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급여하는 경우 건사료의 비중이 전체 음식의 일부분만을 차지하게 되므로 수분 섭취를 그다지 제한하게 되지도 않으니 상업건사료만 급여할 경우처럼 수분 섭취가 부족해질 염려도 없다.
생야채를 급여할 경우에는 끓는 물에 데치거나 잘게 썰어서 급여하는 것이 좋다. 생야채의 경우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의 절대량이 낮기 때문에 열량이나 단백질 공급원으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비타민, 미네랄 등을 균형 있게 공급할 수 있고, 식이 섬유, 효소, 미생물 등의 좋은 공급원이 된다. 그리고 수분이 많기 때문에 수분섭취에도 도움이 된다. 물론 수분 함유율이 낮고 질긴 야채(배추 등)들의 경우 사용을 자제하거나 가능한 한 잘게 썰어서 급여하는 것이 좋다.
야채와 곡물량이 많아질 경우에는 소화흡수를 돕기 위해 소화효소를 첨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공 효소를 첨가할 필요는 없다. 소화효소라는 것이 특별히 어딘가에서 추출해야 하는 것이라거나 인공적으로 합성해서 보충해줘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선한 음식 그 자체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야채나 통곡식에 함유되어 있는 각종 효소와 식이 섬유 자체도 육류와 식물성 음식의 소화 흡수에 도움을 준다. 물론 이정도로 모자라 보인다면 소화효소를 따로 첨가하는게 좋다. 청국장 같은 발효 음식은 영양이 풍부하고 건강에 도움이 될 뿐더러 탄수화물 소화효소 뿐 아니라 단백질 소화효소도 풍부하므로 식물성 음식의 소화에 큰 도움이 된다. 청국장의 경우 분말청국장이 쓰기 편하기는 하지만 효소의 급여를 생각한다면 생청국장이 훨씬 효과가 좋으니 가급적 (소금을 첨가하지 않은)생청국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반려인과 함께 나눠 먹으면 훨씬 좋습니다. ^^a)(분말 청국장이어도 효소가 부족하지 않고 오히려 생청국장에 비해 더 효율적이라는 설명을 본적이 있습니다.)

세째, 특별히 주의해야 할 식물성 음식을 피하십시오.
이에 대해선 인터넷에서 많은 자료들을 쉽게 접할 수 있으므로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다. 주로 파, 양파 같은 야채가 피해야 할 재료에 포함된다. 마찬가지로 식물의 독성성분의 유해성에 대해서도 과장된 사례가 있다. 또한 식물의 독성 성분들은 적절히 섭취하기만 한다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예전에 올린 다음의 글들을 참조하십시오. 참고글 1, 참고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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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1 19:05 2006/03/31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