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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녀 논란'에 해당되는 글 1건

된장녀 논란이 가라앉지를 않고 있다. 일부 남성들이 모 여성 커뮤니티에 대거 진출해서 된장녀를 성토하는 글들을 계속해서 올리는데, 거의 행패에 가까울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된장녀의 정의를 줏어 들어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한잔하고, 엘라스틴 샴푸로 머리 감고, 화장 하느라 수업 늦게 들어오고, 스타벅스 가서 커피나 마시고, 복학생 선배들 쫓아 다니면서 밥 얻어먹고 다니고, 명품으로 치장하고...

뭐 이런가 보더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된장녀, 된장남에 대한 앙케이트 결과를 보니 둘다 많다고 대답한 남학생은 28%, 여학생은 46% 인데 여학생들은 대부분 된장녀라고 보면 된다고 대답한 남학생은 29%, 여학생은 7.8%라고 한다.

남자는 다 된장남이야~ 라고 생각하는 여자보다 여자는 다 된장녀야~ 라고 생각하는 남학생들이 더 많다는 뜻이겠지.

저 된장녀의 정의를 다시 들여다 보면...

이건 여성성에 대한 싸잡아 욕하기에 불과하다. 복학생 선배들만 쫓아다니면서 밥 얻어 먹거나 명품으로 치장하는 극히 일부 여성(사실, 이것도 남자 잘만나야 한다고 어릴때부터 교육받아온 환경에서 배우게 된 일종의 처세겠지)의 허울들을 평범한 여성적 활동들(아침에 일어나서 차 한잔 마시고, 머리 감고 화장 하는 등 자기를 가꾸거나, 여유 있을 때 찻집 가서 친구들과 차 한잔 마시며 수다 떨기 등)과 섞어 나열함으로써 여성성, 여성다움 자체를 몰상식한 것으로 싸잡아 비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렇게 여자는 원래 다 저열하다는 식으로 욕지거리를 하는 사람들은 내가 알기로 두가지 부류가 있다.

첫번째 집단은 부부간의 갈등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중장년 남성들. 이들 중에는 자신의 결백(?)을 합리화 하기 위해 여자는 원래 다 싸가지 없고 허영심에 가득차 있다면서 여자가 원래 싸가지 없기 때문에 우리 부부 관계도 문제가 해결 되지 않는것이다... 라는 합리화, 책임회피를 시도한다.

두번째 집단은 초딩 남학생들. 어느학교에나 항상 인기 있는 여학생이 몇명이 있다. 이 여학생들의 특징이라면...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좀 하는편이면서 자신을 가꿀줄도 안다. 그래서 많은 남학생들이 이 여학생들을 흠모하지만... 동시에 많은 남학생들이 이 여학생들에게 저주를 퍼붓는다. 남자를 홀린다던가... 여우같은X이라고 욕하거나... 가끔은 괴롭히기도 한다. 그래서 이 여학생들은 상당수 남학생들의 공동의 적이 되버리기도 한다. 이유는? 자기한테 관심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저 여학생들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친해질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렇게... 자기는 관심을 (몰래)보이고 있는데 그 여학생은 도통 관심을 보이지 않으니... 화가 난다. 그래서 XX년이라고 욕을 하고 비슷한 심정의 남학생들끼리 모여서 뒷담화를 열심히 해댄다. 내가 저 여자아이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여자아이가 원래 4가지가 없기 때문에 나같이 불여우의 정체(?)를 궤뚤어 볼 수 있는 남자에게는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가 그 여학생에게 관심이 있다는 점을 숨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관심을 얻지 못해서 입게되는)자존심의 상처도 숨길 수 있다.


요즘의 된장녀 신드롬을 적극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일부 남자 대학생들의 심정은 이 초딩들의 심정과 별로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왜 20대의 이들이 초딩들의 짓거리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걸까?

성비 불균형 시대의 높은 경쟁률의 희생자일 수도 있겠다. 경쟁률이 높아서 낙오자도 많아지다보니 그 분노를 그렇게라도 풀려고 하는게 아닐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 여성들은 점점 당당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주체적이 되어 가고 있기에 남성들 못지 않은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자신의 경제적 성공을 즐기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그래서 스타벅스에서 비싼 커피도 사 마실수 있고 명품 핸드백도 구입할 수 있다. 남성들이 각종 디지털 기기에 돈을 쓰는것과 다를게 뭔가) 이렇게 여성들이 당당해지고 있지만 여성들이 그저 과거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남성들, 그 중에서 적극적인 구애활동을 해야 하는 시기를 겪고 있는 남성들은 당연히 연애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겪는 상실감, 박탈감, 분노 때문에...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 여자들이 원래 다 된장녀 들이라서 내가 연애를 못하는 것이라고 합리화 하려는 시도인 듯 하다.



그래서... 된장녀를 성토하는 그들이 무척 민망하다.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연민을 느낀다.

이리 와라. 횽아가 따뜻하게 한번 안아줄께.



*한참 떠들었지만, 사실 며칠전에 올린 이다님의 '피자와 된장'의 해설판에 불과.

**사실, 된장녀에 대한 정의는 무척 불명확해 보인다. 된장녀라는 지칭이 일부의 몰상식한 여성들을 지칭하는 것이라면 이렇게 논란이 되지도 않을 것이다.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몰상식한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이렇게 까지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여성들 대부분을(혹은 상당수를) 몰상식한 여성으로 싸잡아 비난하기 위해 된장녀의 범주를 확대시키려 하는 일부 몰지각한 남성들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수많은 사람을 낚았던 조리퐁 반대운동 설화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그 정의가 명확해서 여성들을 싸잡아 비난하기 어려운 '개똥녀'만으로는 성이 안찼었나 보다.

2006/08/05 09:40 2006/08/0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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