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제 새벽 :: 2006/07/15 16:53

새벽 다섯시쯤.

고양이들이 자지도 않고 열심히 창문으로 들락거린다. 평소에는 창문을 한쪽만 열어놓는데 양쪽을 모두 열어놨더니 꾸냥이가 한쪽으로 나갔다가 다른쪽으로 들어오기를 반복... 즉 뺑뺑이들 돌고 있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하도 어이 없어서 졸린눈을 반쯤 열고 살펴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밖에서 들리는 꾸냥이의 "하악~" 그리고 이어지는 "으르르~"

뒤이어 밖에 있던 테라는 뛰어 들어오고...

어이쿠, 뉘집 고양이가 이 새벽에 또 놀러왔나 보군.

이시간에 오는 녀석이라면 둘중에 하나. 뒷동네 검은 고양이 아니면 옆집 마당 고양이.

졸린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바라보니...

바로 창문앞에서 꾸냥이와 옆집 마당 고양이가 대치중.

내 모습이 보이자 꾸냥이의 하악질은 신경도 안쓰면서 옆으로 어슬렁 거리면서 모습을 숨긴다. 중간에 풀도 좀 뜯어먹는다.(테라네가 심어놓은 캣닢 화분을 헤쳐놓는 녀석이 혹시 너 아니냐?)

게다가 꾸냥이도 따라가 버려서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나서 소리로만 확인되는 십여분간의 대치. 꾸냥이는 쉬지 않고 하악질을 해대지만 고녀석이 좀처럼 물러서질 않는듯.

너무 오래 지속되길래 결국 슬리퍼 질질 끌고 새벽 다섯시에 집밖으로 나가봤더니...

아파트 옆계단 근처에서 두 녀석 발견.

내가 다가가자 그 노란 고양이는 가만히 있는데... 꾸냥이가 나를 뒤돌아서 슬쩍 쳐다보고는 갑자기 공격 시작!

아이고 이녀석... 자기편 늘었다고 기고만장 했나보다.

레프트, 라이트 연타에 놀란 노란 고양이가 큰길로 줄행랑을 치고 꾸냥이는 신나게 쫓아간다.

열심히 쫓아가서 꾸냥이를 가로막았지만 비키라고 성화.

너무 멀리 쫓아갈까봐 걱정되서 큰 소리를 냈더니 겁먹고 다시 집으로 줄행랑.

하지만 나오면서 평소 열어놓던 창을 닫고 옆 창문만 열어놨는데...

꾸냥이는 습관대로 평소 열려있던-하지만 지금은 닫혀 있는-창문으로 돌찐!

결국 창문에 헤딩~~

별로 안아픈가? 고개를 몇번 흔들고는 열려 있는 창문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새벽에 한바탕 난리를 치고 돌아와 보니 테라는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 또리방한 눈으로 말똥말똥 쳐다보기만 하고...

니가 서열이 더 높으면 니가 먼저 나서서 싸워야 하는거 아냐? 아님 테라는 서열이 높아서 뒤에서 구경하고 서열 낮은 꾸냥이가 나선건가? 혹시 꾸냥이가 밀렸다면 나중에 테라가 나섰을까? 글쎄.... 처음에 창문으로 뛰어 들어오는 모습이 겁먹은 모습이던데... ㅡ,.ㅡ

암튼, 오묘하고 복잡한 고양이들 세계.


그건 그렇고... 딴집 고양이들은 그냥 마실 나오는 길에 들르는것 같은데... 친하게 지내지는 못해도 쌈은 안걸면 안되겠냐?

2006/07/15 16:53 2006/07/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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