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양이를 보고 말을 건다. :: 2005/03/31 22:50

궁디팡팡을 그렇게도 싫어했던 라라에와 달리...

테라는 거의.... 궁디팡팡에 중독되어 있는게 아닐까 의심된다.


잠을 자고 밥을 먹는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동안 사람을 졸졸 따라다니며 사람의 손길을 요구한다. 에웅 거리는 목소리도 거든다.


그냥 쓰다듬어 주기만 하면... 성에 안찬다는듯 뒷발로 사람 손을 휙~ 휙~ 차내곤 한다.


테라야... 너와 나의 관계가 오로지 그 쾌락(?)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거니?



또다시 내 손을 바라보며 다가오는 테라에게 큰 맘 먹고 한번 물어본다.

눈을 마주치며 말을 걸지만 눈을 피하는 테라...

찔리냐?



손을 뒤로 감추고 테라의 눈을 바라보며...

"관계는 사랑과 서로에 대한 배려와 노력을 통해 발전되어 가는 것이고... 그 관계가 충실해 지면 여러가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데... 쾌락은 그 중에 하나일 뿐이란다."

또 눈을 피한다.

"쾌락을 추구하는 것만이 묘생의 전부는 아니지 않겠냐? 나와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아닌, 쾌락을 추구하기 위한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면...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고 남을 배려하는 과정을 무시한체, 혹은 그 방법을 몰라서 오로지 쾌락만을 쫓으며 매매춘을 합법화 해달라고 (창피한 줄 모르고 뻔뻔하게)요구하는 일부(?!) 마초 아저씨들하고 다를게 없잖니?"

테라가 한 걸음 물러선다.

알아듣고 동의한 것일까? 아니면 깐깐한 부모의 지긋지긋한 잔소리라 여기고 무시하기로 한 것일까?


암튼.... 그렇게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고 노래를 불러주기를 한참을 하고 나니... 못참겠다는 듯 울어대던 평소와 달리 조용히 내 곁에 앉아 있다가 자리를 뜬다.


그래... 앞으로는 고양이들과 좀 더 대화를 나누는게 좋겠군...


성장기 어린아이들에게 있어서 퇴근후 목마를 태워주는 아버지는 단지 '롤러코스터'일 뿐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 롤러코스터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 관계를 이어주는 끈은 무척 느슨해 질 것이다.

나 역시 고양이들에게.... 감각적인 즐거움만을 줄 뿐 정서적인 교감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모르는 전형적인 대한민국 아버지와 같은 존재일 뿐일까?



테라 눈을 쳐다보다가 매매춘 합법화를 비웃고 바람직한 아버지 상을 고민했다.

좀 웃겼다.



그리고 보니... 어제 새벽, 놀아달라고 큰 소리로 보채던 꾸냥이에게 장난감을 던져주며 놀아주기 보다는 옆에 앉아서 왜 보채냐고 질문을 던졌었다. 그러다가 꾸냥이도 눕고 나도 눕고... 그렇게 누워 꾸냥이의 발을 만지작 거리며 한참을 평화롭게 시간을 보냈었는데... 꾸냥이가 그리 자주 보채는건 놀아달라는게 아니라 자기 옆에 있어달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라라에를 떠나보낸 이후에 고양이들의 몸짓, 울음 소리가 예전과 달라 보인다.

2005/03/31 22:50 2005/03/31 22:50

자꾸 드는 생각... :: 2005/03/24 14:36

아직도... 라라에가 떠나게 된 원인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요즘 드는 의문은...

복수가 하루만에 그리 갑자기 생기게 된 원인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2월 초부터 라라에의 컨디션이 안좋았었는데 우린 단지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몇차례의 급격한 환경변화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심해져서 의기 소침해진 것으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라라에의 병명이 복막염이 맞다면... 수의사도 스트레스로 인한 가벼운 특발성 방광염이라고만 여길 정도였으니 아마도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복수도 많이 차지 않는다는 비저류형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게 생각되는 근거가...

라라에가 떠나기 며칠전 까지 복수가 차는 듯한 증세를 확인할 수 없었다. 오히려 살이 좀 빠져서 날씬해졌다고 느껴졌을 뿐 배가 붓거나 하는 증세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병원에 가서 처음 수액을 맞고 그 이후 며칠 동안은 빠르게 호전되었으나 갑자기 체력이 떨어져서 다시 병원에 갔을때... 즉 라라에가 떠나기 바로 전날 병원에서 맞힌 수액은 효과가 없었다. 게다가 수액을 맞기 시작하면서 몸이 붓기 시작했고... 그 다음날 라라에가 떠나기 몇시간 전에 병원을 찾았을 때에는 복수가 차 있는것이 확인되었다. 수의사도 그제서야 복막염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즉 방광염 치료로 잠시 호전되는 듯 했으나 이미 저류형 복막염으로 대사기능이 저하되고 있었기에 다시 체력이 떨어졌고 복막염에 대한 처치가 전무한 상태, 즉 대사기능이 나빠진 것을 방치해 놓은 상태에서 수액을 강제로 맞혔고... 혈관에 수분이 많아진 것을 제대로 처리할 만한 대사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부종이 생겼고... 급기야 혈관에서 세포 조직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복수가 차기 시작한 것이라면...

이 생각이 맞다면....

복막염임을 미리 파악하고 수액을 맞추지 않았다면... 하루만에 갑자기 복수가 차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시간을 더 벌 수 있는게 아니었을까?


라라에가 떠나기 바로 며칠전 체력이 다시 떨어졌다고 느꼈을때... 바로 며칠만에 세상을 떠날 것으로 여겨질 정도로 심하다고 느끼지는 않았었다. 물론 감정적인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생각을 하면 할 수록 또렸해지는 것은...


라라에의 체력이 급격히 저하된 원인이... 이제까지는 없었던 혹은 그다지 심하지 않았던 복수가 차는 증세가... 복막염임을 모르고 수액을 맞춤으로써 하루만에 급격히 복수가 차기 시작했던것 때문이 아닐런지... 이 것 때문에 손 쓸 틈도 없이 라라에가 갑자기 떠나버린게 아닐지.

복막염임을 의심하지 않고 가벼운 방광염이라고만 생각했기에 라라에의 식욕 저하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었다. 밥을 조금 갈아서 주사기로 한두차례 먹이기만 했고 방광염 치료를 위해 물을 자주 먹이기만 했었다. 복막염임을 알았다면 맛있는 음식을 어떻게든 먹여가며 체력을 회복시킬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모르겠다...

계속 원인을 추적해나가는게 잘 하는 일인지도 잘 모르겠다...

내 생각이 맞다면... 수의사의 무능을 원인으로 꼽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 나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렇게 생각하는건 아닐까? 하지만 복수가 찬건 분명 하루 전 혹은 몇시간 전부터인게 확실한데.....



힘들다. 언제쯤.... 자유로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05/03/24 14:36 2005/03/24 14:36

진진이를 만나고 왔어.. :: 2005/03/24 14:27

내 사랑 라라에..

어제 깨몽님네서 진진이를 보고왔어.

사진으로 보고 생각한것 보다 훨씬 덩치가 큰 아저씨 고양이더라.

보자마자 네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는데..슬프지만 널 닮은 검은 고양이를 보니 또 반갑고 기쁘기도했어.

우연인건지.. 너도 그랬고 검은 고양이들은 공통적인 특성이 있는 것 같아. 사람들에게 경계하지않고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만족하며 뒹굴거리는 능청스러움. 장난기많고 순하고..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 야옹 야옹 수다스럽고.. 바닥에 편히 옆으로 누워서 여유자적한 표정을 짓는 낙천스러움.. 다른 고양이들이 텃세를 하고 구박해도 먼저 다가가서 말걸고 부드럽게 건드리는 쾌활함..

모두 널 보고 있는 것 같았어..

라라에...오늘 따라 왜이리 속상한 마음이 밀려드는지 모르겠다.

복막염인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넌 지금쯤 건강한 모습으로 내 곁에 있지 않았을까? 너에게 아무것도 해주질 못하고, 제대로 도와주지 도 못하고 떠나보낸 것 같아 가슴이 너무 아파..

너의 유머가 필요한 날이다..

네가 바닥에 뒹굴거리며 누워서 기지개를 피고 날 쳐다보며 야옹~야옹~! 하고 건네던 너의 100% 웃기는 농담이 정말 필요해..

2005/03/24 14:27 2005/03/24 14:27

비타민 쇼크 :: 2005/03/22 01:30

지난주말에 책 쇼핑하러 서울 교보문고에 갔었는데...

이책 살펴보고 오는걸 깜빡 했네요.



'비타민 쇼크'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현대사회의 비타민 남용을 경고하면서 '비타민 결핍'보다 '비타민 과잉'이 더 문제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무척 끌리는 군요. ^^a


아래는 관련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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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먹는 '합성' 비타민, '약'이 아닌 '독'"


[프레시안 2005-02-26 13:29:11]


[화제의신간] '비타민 천국'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프레시안 강양구/기자]이른바 '비타민 천국' 시대가 도래 했다. 너도나도 비타민제, 비타민 음료를 복용하고 있다. 기업들이 온갖 광고로 앞 다퉈 비타민 결핍의 위험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비타민 결핍의 시대'에 살고 있을까? 독일의 <슈피겔> 편집장을 지낸 한스 울리히 그림과 의학 박사 예르크 치틀라우는 <비타민 쇼크>(도현정 옮김, 21세기북스 펴냄)에서 정반대의 주장을 펼친다. 비타민 '결핍'이 아니라 '과잉'이 문제라는 것이다.

(계속...)





다른 기사



책 목차도 있군요.

<책 목차 보기>

2005/03/22 01:30 2005/03/22 01:30

슬픈 사연... :: 2005/03/15 21:53

인터넷 만화 "또디"를 연재하던 정연식 작가의 사연입니다.


만화보기..



(원본 보기)



생각해보면...

지난 겨울 몇개월 동안...

라라에의 스트레스를 키우고 더욱 외롭게 만드는 (환경의)큰 변화가 몇차례 있었고 그 변화가 있을 때마다 라라에는 우리에게 이상 신호를 보냈었습니다.

하지만... 눈으로 보면서도 몰랐었습니다.



뒤늦게 알았지만... 이젠 잊지 않으렵니다.




참... 요즘 라라에의 사진을 처음부터 쭉 훑어보고 있습니다.

라라에의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볼 생각으로요.

달력을 넘기다 보면... 라라에를 생각하며 달력을 넘기다 보면 언젠가 라라에가 다시 돌아올 것 같아서....



라라에가 처음 집에 들어온 날 찍은 사진입니다.



많이 말라 있었고...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여기저기 상처가 많았었습니다.

두 아들은 구석 어딘가에 숨어 있어서 찍지 못했죠.


길에서 집으로 데리고 들어오자마자 방바닥에서 뒹굴~ 뒹굴~ ^^

참 사랑스러웠었는데...

2005/03/15 21:53 2005/03/15 21:53